공유

제52화

만약 장지민이 이 병을 치료할 능력이 있었다면 그날 새파랗게 어린 이도현의 앞에 무릎을 꿇고 제자로 받아달라고 빌지도 않았을 것이다.

한편 한지음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숨소리마저 점점 옅어지고 있었다. 온몸이 경련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지 않았다면 시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사람들은 조바심을 태우며 10여분 정도 기다렸다. 드디어 장지민이 경비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왔다.

이영호는 다급히 마중을 나갔다.

“어르신, 드디어 오셨네요. 빨리 우리 동생 좀 살려주세요.”

장지민을 본 이경숙의 얼굴에도 다시 희망이 피어올랐다. 장지민은 염국에서 꽤 알아주는 명의였다. 이런 사람이라면 분명히 한지음을 살릴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굳게 믿었다.

장지민은 다급한 마음에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다급히 한지음에게 다가갔다.

잠시 후, 그의 얼굴에는 어두운 그늘이 드리웠다. 그녀의 상태는 현재 죽은 사람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고명한 의술을 가진 명의라고 칭송받는 그조차도 한지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서서 박스에서 금침을 꺼내 그녀의 몸에 꽂았다.

잠시 후, 한지음의 몸 곳곳에서 흐르던 피가 멎었고 경련도 잦아들었다. 호흡은 여전히 불안정했지만 아까처럼 숨 넘어갈 정도는 아니었다.

“선생님, 우리 딸 이제 괜찮은 거죠?”

이경숙이 다급히 물었다.

“부끄럽네요. 저는 침술로 어느 정도 시간을 벌기는 했지만 살리는 건 불가능합니다.”

장지민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선생님까지 그런 말씀하시면 어떡합니까. 제발 우리 동생 살려주세요. 지음이만 살려주면 무엇이든 드리겠습니다.”

이영호가 옆에서 애원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은 장지민의 불쾌감만 샀다. 그는 돈을 벌려고 의술을 익힌 게 아니었다. 그가 아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도 한지음을 살릴 수는 없었다. 그는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영호는 그가 돈을 바라고 일부러 치료를 안 한다는 뉘앙스로 말했으니 이건 그의 인격에 대한 모독이나 다름없었다.

“젊은 친구, 이건 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