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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8화

진아람은 이미 눈을 감았지만 여전히 핏빛 긴 칼이 떨어졌을 때의 공포스러운 위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온몸이 차가워지면서 자신이 죽음에 휩싸인 것을 느꼈다.

길지 않은 일생에서 수많은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죽어가는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옛날을 회상한다고 하지.’

“아!”

예상했던 죽음이 오지 않았고, 진아람은 오히려 지극히 처량한 비명을 들었다.

갑자기 눈을 뜨자, 그녀를 베어야 할 칼날은 지금 노복의 허황된 몸을 가로로 베고 지나간 것을 보았다.

가뜩이나 처참하게 기승을 부리던 공간은 이 무서운 칼날에 두 동강이 났다.

검은 선은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눈길이 닿는 곳마다 끝없이 존재했다.

노복의 비명은 모두를 멍하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뒤틀린 몸을 전혀 유지할 수 없어서 상체와 하체는 두 덩어리의 검은 안개로 변해 이리저리 미친 듯이 도망쳤다.

서현우는 왼손으로 한 덩어리를 잡고 오른손의 혈도로 한 덩어리를 베었다.

피식 소리를 내며 오른쪽의 검은 안개가 베어지더니 연기처럼 사라졌다.

왼손으로 잡은 그 덩어리는 비록 폭발해서 대부분 소멸되었지만, 여전히 작은 부분의 검은 안개가 흐르는 빛으로 변해서 천지 끝으로 사라졌다.

“수라! 내가 반드시 네 온 종족을 멸망시키겠어!”

사람을 두렵게 하는 고통과 뒤섞인 처량하고 원망스럽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오래도록 메아리쳤다.

수백만 명의 강력한 무자가 존재하는 천순성은 마치 유령처럼 고요했다.

진아람은 아무 것도 개의치 않고 서현우를 정겹게 바라보았다.

서현우는 잠자코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참 뒤에 호륵이 탁한 기운을 내뿜으며 서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몸의 기운이 감돌았다.

“끝났습니까?”

“노복이 죽었나요?”

“아니요, 여전히 도망갔어요. 정말 너무 귀찮아요. 과연 상고시대에 지구를 멸망시킬 뻔한 무서운 존재답게 이렇게 해도 죽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것은 이미 가장 좋은 결말입니다. 나는 원래 내가 여기에서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라... 정말 강해!”

하늘을 뒤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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