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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수천만 원짜리 고급차가 고요한 도로를 천천히 달리고 있다.

어두운 가로등은 가위눌린 듯 깜박거리며 최윤정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최윤정은 차를 운전하며 줄곧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서현우는 그녀의 마음속에서 나오는 긴장과 두려움을 분명히 느끼고 있다.

살인, 그녀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서현우처럼 끔찍한 수법은 처음 보았다.

“그 해커가 처참하게 죽는 모습 때문에 나에 대한 공포심이 생긴 거지?”

서현우는 뒷좌석에 앉아 조용히 입을 열었다.

최윤정은 운전대를 잡은 손이 떨리면서 굳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말했다.

“아니에요, 전......”

“내가 왜 그렇게까지 괴롭혔는지 알아?”

서현우는 마치 혼잣말하듯 중얼거렸다.

“주민식이 그때 나와 진아람을 모함해서 진아람은 온 도시의 웃음거리가 돼버렸고, 진씨 집안의 수치가 되면서 온 세상이 무너져버렸어. 그녀는 원래 죽고 싶었지, 만약 솔이가 없었다면 난 돌아와서 그녀의 무덤에 가서 벌초 밖에 해줄 수 있는 게 없었을 거야.”

“소화 거리에서 진아람은 힘든 생활을 보냈어. 솔이를 잘 보살펴야 하면서 그녀의 미모에 치근덕거리는 짐승 같은 놈들도 경계해야 했을 테니까.”

“방금 내가 괴롭혔던 그 사람은 고문을 견디지 못해서 죽여달라고 애원했어, 그래서 모든 자백을 한 거야. 그놈이 이후에 진아람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서 몰래 사진을 찍어서 협박을 했고, 진아람이 그놈한테 의지하도록 만들려고 했어. 그래서 진아람은 스스로 얼굴을 망가뜨리겠다고 결심한 거지. 그런 놈을 내가 어떻게 쉽게 죽일 수 있겠어?”

최윤정은 말을 듣고 나자 마음이 아려오면서 눈에 있던 두려움은 흩어져 사라졌다.

여자가, 그것도 아름다운 여자였기에 그녀는 진아람의 상황이 안타까웠고, 서현우가 왜 그런 끔찍한 수단을 사용했는지도 이해되었다.

만약 그녀였다면 서현우의 수단보다 더 끔찍하고 흉악했을 것이다!

서현우가 조용히 말했다.

“난 원래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그동안 네가 날 위해 최선을 다해 도와줬으니까 말해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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