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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당신은 블랙리스트 32위 도룡이라면서 딱히 특별한 구석이 없네. 실력이 너무 별로야.”

여유로운 웃음을 띤 서강빈의 말투와 태도에는 모욕하는 뜻이 다분했기에 이 말은 형배의 분노를 터뜨리기에 충분했다.

“젠장, 너 죽고 싶어?”

형배는 크게 화를 내며 풍성한 흑발을 뒤로 넘기더니 폭주하는 배고픈 늑대처럼 주먹을 휘두르며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 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깔끔하게 주먹을 맞받아쳤다. 이 반격에 형배의 주먹은 아예 부숴져버렸고 팔뚝 전체가 다 균열이 일어 하얀 뼈가 드러나 피가 낭자하였다. 형배는 뒤로 밀려나서는 부서진 주먹을 움켜쥐고 놀란 눈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송주에 어떻게 너 같은 존재가 있을 수 있어?”

깜짝 놀란 형배의 마음은 경악과 공포로 물들었다.

“문제 있어? 그저 당신의 시야가 좁았던 거야.”

서강빈은 대놓고 비웃었고 이 말을 들은 형배는 마음이 철렁하였다. 순간의 기지로 그는 의자에 묶여있는 권효정에게로 돌진했다. 도망가고 싶은 형배에게 지금 도망갈 유일한 기회는 권효정을 협박하는 것이다. 이윽고 형배는 권효정의 새하얀 목덜미를 붙잡고는 악랄하게 서강빈을 쳐다보며 협박했다.

“야 이 자식아, 네가 앞으로 한 걸음만 더 움직이면 이 여자는 죽어!”

말을 하면서 형배는 손에 살짝 힘을 주었는데 목이 졸린 권효정은 얼굴이 빨개지고 숨이 올라오지 않아 아주 고통스러워했다.

“강, 강빈 씨... 살려, 살려주세요...”

힘겹게 말하는 권효정을 보면서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순식간에 역전된 상황에난감해진 그는 차갑게 말했다.

“너를 살려줄게. 그 전에 그 여자는 반드시 풀어줘야 해.”

“하하하, 이 여자를 풀어주라고? 이 여자를 풀어준다면 내가 살 가망이 있을까?”

형배는 발악했다.

“그럼 네가 원하는 게 뭐야?”

차갑게 말하며 주먹을 꾹 쥔 서강빈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분노가 폭발하고 있었다. 반격할 만한 기회를 노리는 서강빈을 보며 형배가 차갑게 대답했다.

“야 이 자식아, 네가 누군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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