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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더 볼일 있어? 없으면 이만 돌아가.”

담담하게 말을 마친 서강빈이 뒤돌아 가게로 들어가려 하는데 정신이 번쩍 든 송해인이 다급하게 그를 불러 세웠다.

“서강빈, 내가 왜 너를 찾아왔는지 알고 싶지 않아?”

서강빈은 걸음을 멈추고 냉랭하게 말했다.

“알고 싶지 않아. 우리 사이에 더 이상의 많은 얘기는 필요 없게 됐어. 오늘이 지나면 너는 그 사람의 아내가 될 테니 우리 다시는 보지 말자.”

서강빈의 매정한 말을 들은 송해인은 몸을 덜덜 떨면서 쏟아지는 눈물을 막을새도 없이 소리쳤다.

“서강빈, 너한테 얘기하려고 왔어. 지난번에는 내가 오해한 거라고, 내가 잘못했어. 나 방금 결혼식에서 도망쳐 온 거야...”

말을 마친 송해인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숨넘어갈 듯 울고 있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우리가 이렇게까지 된 건 다 내 잘못이야. 나를 떠나지 않으면 안 돼? 나는 정말, 정말 너랑 다시 잘해보고 싶어.”

마음이 철렁 내려앉은 서강빈이 잠시 굳어서 그 자리에 서있었지만 이내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해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에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우리는 이미 이혼했고,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그리고 나한테는 지키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말하면서 서강빈은 소파에 있는 권효정을 쳐다보았다. 권효정을 구하러 가던 순간부터 서강빈은 자신이 지금 지키고 싶은 사람이 권효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안색이 크게 변했고 눈물이 가득 맺힌 눈으로 서강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너, 너 뭐라고?”

서강빈은 뒤돌아 송해인을 보면서 진지하게 말했다.

“미안해. 나는 이제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 생겼어.”

송해인은 날벼락을 맞은 듯 머리가 새하얘져서는 소파에 있는 권효정을 보면서 망설이다가 물었다.

“효정 씨야?”

“응.”

서강빈의 대답에 송해인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고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지금에야 그녀는 서강빈을 다른 사람에게로 한 걸음 한 걸음씩 밀어낸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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