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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9화

“태상황님께서 부르셨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태상황?” 원경릉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정후가 벌떡 일어났다.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라 정후는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왜 너를 궁으로 부른 것이냐?”

“병수발 때문입니다.”

정후의 낯빛이 약간 부드러워졌다.

“태상황께서 너에게 병수발을 들라고 하셨다는 말이냐? 그럼 이번 기회를 통해서 태상황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원경릉은 그의 음흉한 속내가 눈에 훤히 보여 기분이 좋지 않았다.

“사로잡기는 커녕 제가 태상황님께 미움을 샀으니 궁에서 쫓아낸 것 아닙니까.”

“너는 잘하는게 무엇이냐? 모처럼 온 좋은 기회를 다 망쳐버리고! 무엇이 태상황을 분노하게 만든것이냐? 혹시 네가 태상황과 황제 앞에서 제왕비를 폄하한 것 아니냐?” 정후가 분에 못이겨 탁자를 내리쳤다.

“예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원경릉은 사건에 대해 해명하는 것도 진절머리가 났다. 그녀에게는 정후부가 왕가보다 더 차갑게 느껴졌다.

“네가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왔구나! 제왕비와 잘지내지는 못할 망정! 당시에 너를 믿은 내가 바보 천치였어! 당초에 초왕이 너를 총애하게끔 할 자신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너를 초왕부로 시집을 보내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을게야! 왕가에 미움을 사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주씨 집안의 미움까지 사다니!”

“밖에 녹주가 서 있습니다. 녹주는 왕야의 사람인건 아시지요? 제가 정후부에서 나눴던 대화와 행동 하나하나 왕야 귀로 들어갈테니 부친께서는 말을 조심하시는게 좋을겁니다.”

“어찌…….” 정후는 지금 맘 같아서는 원경릉에게 욕을 한바가지 하고 싶었다. 그는 당초 원경릉을 바로 보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됐다. 지금 그녀는 궁에서 제왕비의 미움을 샀고, 주씨 집안에서도 그녀를 눈엣가시로 보고 있지 않는가?

현재 정세를 보니 그의 병부상서 지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 같았다.

“내일 당장 제왕부에 가서 제왕비에게 사죄하거라.” 정후가 밖에 있는 녹주를 의식한 듯 조용히 말했다.

“사죄할 이유가 없습니다.” 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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