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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5화

오빠 원륜문과 사촌 새언니 난씨의 입장

원경릉이 미소를 띠고, “고마워요, 알려주시기 전엔 할머니를 찾아볼 생각을 못했어요.”

하지만, 할머니를 누가 찾아 뵙는 걸 싫어한다고? 둘째 노마님이? 손녀가 병이 위중한 할머니를 찾아 문병하는 건 인지상정 아닌가?

황씨는 열 받아서 머리가 지끈거리며, “열 받아 죽겠네, 하나도 나아진 게 없어, 철이 없어.”

원경릉은 어머니를 내버려두고 바로 나갔다.

문을 나가다가 누군가와 거의 부딪힐 뻔 했다.

원경릉은 서둘러 뒤로 물러나 몸을 세우고 앞에 선 사람을 쳐다보는데,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푸른 옷을 한 벌로 입은 잘 생긴 젊은 남자다. 말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며, “오빠!”

이 사람은 몸의 원래 주인 원경릉의 오빠 원륜문(元倫文)으로 서길사(庶吉士,한림원의 진사 벼슬 중 하나)다.

전에는 가문의 자랑이었으나, 언사가 방자하다며 주씨 집안의 미움을 산 까닭에 지금은 한림원(翰林院)에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한량이다.

“천방지축으로 뭐하고 있어?” 원륜문이 엄숙하게 말했다.

“일이 있어서, 실례해요.” 원경릉은 원씨 집안 사람들에게 호감도 없고, 원륜문이란 사람에 대해 생각해 내는 것도 귀찮다.

안에서 황씨가 욕설을 퍼붓는 소리가 들리자, 원륜문은 원경릉의 손목을 잡아 끌고, “너 또 왜 어머니를 화나게 했어?”

“엄마가 화내는 걸 좋아하는 걸 어떡해.”

“무례하게 굴지마라!” 원문륜은 얼굴을 굳히더니 호통을 쳤다.

원경릉은 속으로 울화가 치미는데 황씨에게 화를 낼 수 없고, 마침 원륜문이 시체처럼 얼굴을 굳히자 화가 끓어올라, “무례한 게 무정한 것보다 나아.”

“무정하다니?” 원문륜이 화를 냈다.

“자기 친 딸을 혜정후같은 악인에게 시집을 보내려 하는데 무정한 게 아니고 뭐야?” 원경릉이 차갑게 말했다.

“누가 혜정후한테 시집을 보내려고 하는데?” 원문륜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

원경릉은 그를 보고, “오빠 몰랐어? 아버지가 둘째를 혜정후한테 시집 보낸데, 이 참에 주씨 집안과 혼인 관계를 맺고 싶으신 거지.”

“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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