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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0화

주성훈은 길을 걸어가며 끊임없이 투덜거렸었다. 도범이가 조금이라도 주성훈의 생각에 어긋나면 차갑게 조롱하며 매우 불쾌한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도범은 남에게 쉽게 굴욕을 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도범이가 주성훈을 그토록 오랫동안 참아줬던 것은 주성훈의 체면을 지켜 주기 위해서였다.

주성훈은 말투는 평온하고 얼굴에 화난 기색은 보이지 않는 도범의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도범의 말을 어기면 도범이가 주저 없이 자신을 여기에 버릴 것임을 깨달았다.

그때 호선해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말을 걸려 했지만, 오지천이 호선해의 팔을 붙잡으며 말렸다. 오지천은 주성훈보다 훨씬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이런 때 도범이가 분을 풀지 않는다면 계속 갈등이 생길 것이 뻔했다.

이윽고 모욕감을 느낀 주성훈의 얼굴이 붉어졌다. 주성훈이 말했다.

“왜 저를 싫어하나요?”

그러자 도범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성훈 씨가 지금까지 제게 한 조롱을 생각해봐요. 그리고 저는 당신에게 단지 청소를 시킨 건데, 그것도 싫다고 한다면 그럼 저도 성훈 씨를 데리고 갈 필요가 없죠.”

말을 마친 도범은 고개를 휙 돌리고는 도남천을 불러 떠날 준비를 했다. 이 모습을 본 주성훈은 당황해서 급히 말했다.

“청소하겠습니다. 시체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주성훈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에 다른 변명을 대지 않고 바로 시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잡초도 시체를 처리할 때 같이 치워 원래의 모습을 되찾게 했다.

이를 통해 이곳에서 두 차례의 격렬한 대결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을 마친 후, 주성훈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 얼굴이 다소 굳어졌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도범은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고이석과 고삼석을 손으로 꽁꽁 묶고 그들의 경락을 진원으로 봉쇄한 후에야, 그들은 이곳을 떠나 탈출구를 향했다.

고이석의 안내로 그들은 만수산을 나가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을 찾았다. 그리고 도범 일행은 도범이가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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