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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5화

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도범은 이시원, 왕연호, 황영광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도범이 돌아서자마자 하늘에서 갑자기 향기가 풍겨왔다.

마치 만화가 피어나는 듯한 꽃향기가 코끝을 채웠다. 향기를 맡은 도범은 멍하니 서 있었다. 이 피의 세계에 발을 디딘 후로는 황량함과 참혹함만 가득했다.

꽃향기는 고사하고 풀과 나무의 냄새조차 느껴본 적이 없었다. 앞에 있는 나무들이 썩은 지도 모를 나무와 풀들이었고, 그조차도 썩은 냄새로 가득했다.

왜 갑자기 꽃향기가 나는 걸까? 도범이 돌아보니, 멀리 있던 세 사람도 이 꽃향기를 맡았고, 그들의 얼굴은 점점 불안함으로 가득 찼다. 꽃향기는 점점 강해졌고, 어느새 바람이 불어와 도범의 머리카락을 휘날렸다.

“당신들도 꽃향기를 맡았어요?”

황영광이 긴장된 얼굴로 말했다.

이시원과 왕연호는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시원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 세계에는 꽃향기가 날 수 없을 텐데, 이 꽃향기가 너무 강해 마치 꽃바다에 있는 것 같네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들 앞에 꽃잎 한 조각이 떠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이 장면에 네 사람은 동시에 놀라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에서 꽃잎들이 비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니겠는가.

향기는 더욱 강해지고, 꽃잎은 점점 더 많이 떠다녔다. 도범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하늘에서 비처럼 내리는 꽃잎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도범의 귀에 쓱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숙여보니 소매가 찢겨져 있었다. 이 장면에 도범은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 꽃잎들은 분명 문제가 있었다. 이 생각이 머리에 떠오르자마자 멀리서 비명 소리가 들렸다.

도범이 고개를 들어 보니, 황영광의 얼굴에 상처가 생겼고 피를 흘리고 있었다.

황영광은 고통스러워 하며 외쳤다.

“아!”

도범은 눈썹을 찌푸리고 자세히 보았다. 놀랍게도 황영광의 얼굴 상처는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곪으며 검게 변하고 있었다. 분명 황영광의 얼굴에 긁힌 꽃잎에 독이 있었을 것이다. 도범은 이시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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