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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송연아는 이제야 강세헌이 이 교장 남편의 투자자라는 것이 떠올랐다. 그가 이곳에 나타나는 건 아주 당연한 일이란 말이다.

‘나 진짜... 이렇게 중요한 일을 잊으면 어떡해.’

“대답 안 해?”

휴대폰 건너편에서 재촉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알겠어요.”

송연아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안경 낀 남자에게 말했다.

“죄송하지만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송연아는 성큼성큼 길가에 세워진 차를 향해 걸어갔다. 그녀의 손이 뒷좌석의 문에 앉은 순간 한기 서린 강세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앞에 앉아요.”

송연아는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조수석에 올라탔다. 그러자 강세헌이 기다렸다는 듯이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연아 씨, 조용히 지내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에요?”

송연아는 미간을 찌푸렸다. 어쩐지 강세헌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기 때문이다.

‘내가 조용히 지내지 않으면 시끄럽게 지냈다는 거야? 이 사람은 도대체 왜 나를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인 건데.”

“시비 걸지 마세요.”

송연아는 안전 벨트를 메며 말했다.

강세헌은 말을 듣지 않는 송연아도, 그녀의 앞에서만 예민해지는 자신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녀와 처음 만나서부터 지금까지, 너무 많은 화를 낸 나머지 건강에 적신호가 올 지경이었다.

“앞으로 절대 다른 사람한테 미혼이라고 말하지 마요.”

강세헌은 애써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

“네네~ 알겠어요.”

곧 떠날 마당에 강세헌을 건드려 나쁜 인상을 남길 필요는 없었기에, 송연아는 순순히 대답했다. 만족스러운 대답에 강세헌의 잔뜩 구겨진 미간도 드디어 펴졌다. 그렇게 두 사람은 오래간만에 싸우지 않고 화목하게 별장으로 돌아갔다.

차가 별장 앞에 서서히 멈춰서고 송연아가 이만 내리려고 했을 때, 강세헌이 예고 없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송연아는 놀란 토끼 눈이 되어서 그를 바라봤다.

“뭐예요?”

강세헌은 요즘 홧김에 연속 외박을 했다. 아내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남편에게 여자를 소개해달라는 말을 심재경에게 할 수 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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