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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8화 둘만의 세상

이 말을 들은 하윤은 즉시 고다정의 말에 흥미를 보였다.

“저, 오빠, 그리고 이모 세 사람 외에 또 있어요?”

그녀는 의문스레 고다정을 쳐다보았다. 설마 그때 아빠, 엄마를 맺어주려고 애쓴 사람이 또 있나?

그런데 그녀가 말하자마자 고다정이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일 줄이야.

“그래, 너와 오빠, 이모가 도와준 걸 말하는 거야. 그때 너희 셋이 나랑 너희 아빠를 맺어주려고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어? 그러니까 너 혼자 좋아하는 사람을 쫓아다니면 이뤄지기 힘들지 않겠어?”

“좀 일리가 있네요.”

갑자기 엄마한테 설득당한 하윤이 무심코 말했다.

“그럼 엄마랑 이모가 좀 방법을 생각해 주세...”

‘요’자를 내뱉기 전에 그녀는 씩씩거리며 또 한 번 엄마를 째려보았다.

“또 엄마한테 걸려들었어요.”

고다정은 이번에는 정말 참을 수 없어 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계집애, 어렸을 때와 똑같이 잘 속아.”

그녀는 너무 웃어서 눈물까지 나왔다.

이를 보고 화가 난 하윤이 손을 뻗어 고다정을 간지럽히려 했다.

“엄마 나빠요.”

그렇게 모녀는 온천에서 웃고 떠들었다.

이쪽의 따뜻한 분위기와 달리 남자 노천탕은 썰렁했다.

“자식, 어렸을 때는 귀여웠는데 크면 클수록 얄미워.”

옆방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를 들으며 여준재는 눈앞의 두 아들이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

하준이 판에 박은 것 같이 똑같은 표정으로 아빠를 힐끗 쳐다보더니 시큰둥하게 말했다.

“피차일반입니다.”

하민은 형과 아빠가 티격태격하자 조용히 구석에 숨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집안에서 지위가 가장 낮다는 것을 알았다.

여준재는 막내아들의 속마음을 모른 채 자기한테 말대꾸하는 큰아들을 보며 문득 한 가지 꾀가 떠올랐다.

“너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허구한 날 남의 마누라를 생각하지 말고 네 마누라를 찾아. 아니면 네 할머니한테 맞선을 주선하라고 할까?”

그렇다. 여준재가 생각해 낸 방법은 하준을 결혼시키는 것이다.

‘이 자식이 자기 마누라가 생기면 더 이상 내 마누라를 생각하지 않겠지.’

하준이 그의 생각을 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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