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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9화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다

하윤은 정말 돌아오지 않았다.

하민이 가지 못하게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준재에게는 무척 즐거운 밤이었다.

...

이튿날 아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

금빛 햇살이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와 이불 밖에 나온 고다정의 피부에 내려앉았다.

피부에 생긴 흔적에서 어젯밤에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었다.

여준재는 일찍 깼지만 아침의 따스함을 놓치기 싫어 고다정을 안고 만족스럽게 침대에 누워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누군가가 방문을 쾅쾅 두드렸다.

“엄마, 일어나요.”

하윤의 또랑또랑한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여준재는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졌다. 역시 자식은 빚쟁이라는 말이 맞다. 이전에 좋아했던 만큼 지금은 싫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품속의 여인이 깨어났다.

고다정이 정신이 흐릿한 상태로 물었다.

“누가 밖에서 문을 두드려요?”

“하윤이에요. 내가 돌려보낼 테니 자요.”

여준재가 그녀를 풀어주고 일어나려 했다. 너무 졸렸던 고다정은 막지 않았다.

그녀는 오후까지 자고 임은미가 전화해서야 겨우 일어났다.

30분 후 두 사람은 시내 중심의 쇼핑몰에서 만났다.

임은미는 잠이 덜 깬 것 같은 고다정을 보고 놀려댔다.

“너랑 여 대표님도 이제 나이가 있는데 좀 절제해.”

“나한테만 그러지 말고 너도 절제해. 목에 난 흔적이 가려지지도 않아.”

지금의 고다정은 약간 야한 농담에도 얼굴을 붉히던 10년 전의 고다정이 아니다.

지금의 그녀는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역습한다.

임은미도 말문이 막히지 않았나.

그녀는 채성휘와 자주 싸우지만 둘 사이의 감정에는 조금도 영향이 없었다.

그녀가 코웃음을 쳤다.

“네가 이겼어. 이제 너를 쉽게 놀리지 못하겠어.”

그녀는 말하면서 고다정과 어느 가게에 들어갈지 사방을 둘러보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 시야에 들어왔다.

“다정아, 저기 하윤이 아니야?”

“하윤이?”

고다정이 놀라며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정말 멀지 않은 곳의 레스토랑에 하윤과 깔끔해 보이는 잘생긴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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