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29화

차설아는 점점 긴장되어 숨을 죽이고 성도윤의 병실 앞에 한 걸음씩 다가가 방문을 살짝 열어젖혔다.

호화로운 병실은 넓고 깔끔하며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성도윤은 병상에 반듯하게 누워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길고 빽빽한 속눈썹이 침대 머리맡의 오렌지색 불빛에 비쳐서 빛이 났다.

성도윤은 아마 심하게 부딪힌 것 같았다. 머리에는 흰 붕대를 감고 있었고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에는 깁스하고 있었다. 마치 산산조각 난 마네킹을 다시 조립한 느낌이 들자 차설아는 마음이 아팠다.

“...”

차설아의 눈물이 금세 눈시울을 적시고 눈 앞을 가렸다.

성도윤은 그녀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오래된 상처도 아직 낫지 않았는데 또 이렇게 새로운 상처를 입었으니 마치 무거운 족쇄가 심장을 조여오듯이 아마 숨 쉬는 것조차 힘들 것이다.

‘바보야. 그렇게 똑똑하고 현명하다는 사람이 왜 날 위해서 이 정도까지 희생해야 해? 내가 너한테 이렇게 많은 빚을 졌으니, 평생 갚아도 부족하겠어.’

성도윤은 깊은 잠에 빠졌기에 차설아가 옆에 있는 것도 몰랐다. 그는 아마 별로 좋지 않은 꿈을 꾸고 있는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냉랭한 얼굴로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바보야, 잠들었는 데도 아직 꿈에서 싸우고 있는 거야? 좀 편하게 잘 거지.”

차설아는 의자 하나를 끌고 와서 성도윤의 병상 앞에 앉아 그의 잘생긴 얼굴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참지 못하고 손을 내밀어 그의 치켜든 눈썹을 부드럽게 만졌다. 그러자 손끝에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차설아는 성도윤이 즐겁고 느긋하게 살기를 바랐다. 꿈속에서도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게 바로 민이 이모한테 말한 해야 할 일이었다.

물론 성도윤을 떠나는 건 이미 정해진 운명이지만 떠나기 전에 그를 치료해 주고 싶었다. 그의 몸이든 마음이든 전부 치료가 필요했다.

차설우의 이런 결정은 자기 오빠와 맞서 싸우는 것과 다름없기에 차성철에게 알리면 안 되었다.

그리고 이 결정 때문에 자신이 나락으로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만 차설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