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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특이 케이스요?”

차설아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의사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배 속의 아이는 HCG 수치로 볼 때 쌍둥이인 것이 틀림없어요. 게다가 남아 한 명, 여아 한 명일 가능성이 가장 높네요...”

의사는 긴 한숨을 내쉬며 안타까운 어조로 말을 이었다.

“유전 요소를 배제하고 자연임신을 할 경우, 쌍둥이일 확률은 0.5% 밖에 안 되고 아들·딸 이란성 쌍둥이일 확률은 0.01% 밖에 안 됩니다. 그 말은 즉, 환자분의 아이들은 0.01%의 확률로 생긴 소중한 생명이란 말입니다. 정말 수술을 강행하실 건가요?”

“아... 아들·딸 이란성 쌍둥이요?”

차설아는 검사 보고서를 보며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리고 환자분은 쉽게 임신이 잘 안될 체질이시기 때문에 이 아이들을 지우시면 다시 임신하기 매우 어렵다는 게 제 소견입니다.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보는 게 어떠실까요?”

의사가 말을 마치고 문밖을 보며 말했다.

“다음 환자 들여보내 주세요.”

간호사가 차설아 앞으로 다가와 절차대로 물었다.

“수술하기로 하셨으면 저를 따라 옷을 갈아입으러 가셔야 합니다.”

한참 후, 차설아는 수술복을 입고 멍한 표정으로 수술대에 누워있었고 수술대 위에 설치된 무영등은 밝게 켜져 있었다.

...

밤공기가 매우 쌀쌀했다. 차설아는 병원에서 돌아온 후, 어제 배경윤과 한잔했던 포장마차에 다시 왔다. 그녀는 답답한 마음을 술로 달래고 싶었지만, 툭 던진 것은 역시 그 말뿐이었다

“사장님, 두유 한 잔과 호박죽 한 그릇 주세요.”

그녀는 끝내 아이를 지우지 못했다. 한 아이의 생명인 줄 알았을 때도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다. 하지만 이제 두 아이의 생명이라고 하니, 그녀는 도저히 독하게 마음을 먹을 수 없었다.

수술을 시작하려던 순간, 그녀는 비틀거리며 수술대에서 뛰어내려 허둥지둥 도망쳤다.

“아가들아, 하늘에서 엄마, 아빠를 고를 때, 잠깐 딴짓이라도 한 거야? 딱해서 어떡해, 내 새끼들... 이 한 잔은 너희들의 아빠 없는 인생을 위하여!”

차설아는 아이들을 몰래 낳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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