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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화

“뭐랄까, 사실 나도 모르겠어, 왜 이렇게 됐는지...”

차설아는 배경윤의 팔짱을 낀 채 길게 한숨을 내쉬며 사실대로 말했다.

“나도 평생 저 사람이랑 엮이지 않으려고 마음먹었었는데 일이 어디 마음처럼 되나... 처음에는 그냥 받아들이는 척만 하고 저 사람이 싫증 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내다 보니 나쁘지 않은 거 같기도 하고.”

“나쁘지 않아?!”

배경윤은 검지로 차설아의 이마를 찌르며 말했다.

“벌써 그때 일을 잊었나 본데 4년 전에 그가 한 더러운 일을 다 잊었어? 너 4년 동안 혼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밤낮으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 안 나?”

“게다가 성격도 변덕스럽고 냉혹해서 죽을 지경이었잖아. 지금 너한테 고분고분하게 굴고 있지만 만약 또 마음에 안 내키면 다시 너한테 상처 주고 너한테서 달이랑 원이도 뺏을 거야, 생각해 본 적 있어?”

“생각했었지...”

차설아의 정교하고 아름다운 얼굴은 약간 어두워졌지만 금세 자신감이 충만해졌다.

“사랑의 최고 경지는 잃어버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온 힘을 다해 사랑했고 그러면 된 거야. 사랑은 나한테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어, 화가 있으면 최고겠지만 없어도 괜찮아. 진짜 소중한 건 금이잖아.”

배경윤은 어이없다는 듯 눈을 뒤집었다.

어쨌든 그녀는 차설아를 가지고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차설아는 IQ든 EQ든 모두 높았는데 매번 은연중에 배경윤을 억눌렀다.

“그런데 너 이러면 우리 오빠는 뭐가 돼? 만약 그가 4년 동안 정성을 다해 지켜온 여신이 악마의 손아귀로 다시 돌아간 것을 안다면 미쳐버릴 수도 있어!”

배경윤은 잠시 멈칫했는데 그녀는 사실 지금, 이 순간 배경수를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차설아와 성도윤이 재결합하면 배경수는 그들이 피할 수 없는 난관이었다.

적어도 차설아는 절대 벗어날 수 없었다...

역시 차설아의 기분은 롤러코스터처럼 가장 높이 치솟는 꼭대기에서 바닥으로 뚝 떨어졌다.

배경윤이 말하지 않더라도 배경수는 그녀 마음속에 있는 가시였는데 생각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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