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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허태준은 정재하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없어 보였다.

"네."

허태준은 짧은 대답만 하고 심유진한테 눈길을 돌렸다.

하지만 허태준의 쌀쌀맞은 태도에도 정재하는 계속하여 말했다.

"여기서 허태준 대표님을 만나게 될 줄 꿈에도 몰랐습니다. 허 태표님은 저의 오래된 우상입니다."

허태준은 그저 고개를 작게 끄덕이고 심유진을 쳐다보며 재촉했다.

"안 갈 거야?"

그가 몸을 돌리자 심유진은 바로 그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이 나란히 걸으며 병원 밖을 나서려고 하자 정재하도 빠른 걸음으로 심유진의 곁에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물었다.

"허태준 대표님이랑은 무슨 사이에요? 혹시 친구세요?"

친구? 당연히 아니다. 하지만 조금 전에 친구가 데리러 온다는 말을 했으니 빼도 박도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형민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왜 허태준이 나타났을까? 허태준에게 차마 물어보지도 못하는 심유진은 어쩔 바를 몰라 마른침을 꼴깍 삼키고 작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재하는 눈빛을 반짝거리며 구세주라도 만난 듯 심유진의 손을 꽉 쥐었다.

"저도 허태준 대표님과 친구가 되고 싶어요. 다리 좀 놓아주실 수 있으세요? 제발요. 거절은 사양할게요."

"그건..."

심유진은 허태준의 커다란 등을 바라보며 한참 후에야 대답했다.

"허태준 대표님의 의견도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뒤에서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자 허태준은 바로 자리에 멈춰 섰다.

뒤를 돌아본 그는 심유진과 정재하 두 사람이 손을 꽉 쥐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심유진은 얼굴이 따가운 느낌을 받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허태준의 싸늘한 눈빛은 본 그녀는 몸을 흠칫 떨며 머리를 숙였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입꼬리가 조금 아래로 내려갔다. 어쩐지 심유진은 그의 기분이 언짢은 느낌을 받았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정재하는 입을 헤 벌리고 그를 향해 웃으며 하얀 이를 드러냈다.

허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어?"

정재하는 얼굴을 붉히고 어쩔 줄 몰라 하며 시선을 아래로 떨궜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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