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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하은설은 손을 벌벌 떨려 온몸의 힘을 써서야 힘겹게 문을 열 수 있었다.

밖의 사람은 인내심 없이 문을 밀어버렸다. 밀려버린 두터운 문이 하은설을 박자 그녀는 뒤로 밀려났다.

문이 잘 열리지 않자 문밖의 사람은 다급히 머리를 쏙 내밀었다. 문 뒤의 하은설을 보고는 얼굴이 삽시에 얼어버렸다.

“괜찮으십니까?”

하은설은 아픔을 참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하은설은 문과 거리를 두었다. 그 사람에게 부딪히지 않기 위해 아예 화장실로 몸을 비켰다.

사람들이 우수수 방으로 들어왔다.

꽤 널찍한 방이 사람들로 좁아 보였다.

강성은 그들로 하여금 한 줄로 질서 있게 서라고 했다.

그들 중 일부 백인들은 자존심이 상했는지 싸움을 일으키려 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강성의 부하로 보이는 아시아계 인들은 그들을 저지했다.

“하은설 씨?”

강성은 하은설을 불렀다.

“증거를 보실 건가요?”

하은설은 지금 오히려 나가기 싫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이 증거를 제시하면 허택양의 거짓말은 탄로 날 것이고 자신은 사랑에 눈이 멀어 오랜 친구를 배신한 사람이 될 거라는 예감이 왔다.

“하은설 씨?”

강성은 화장실로 걸어 와 독촉했다.

“빨리 나오세요! 빨리 이 사람들 말 듣고 내보내자고요!”

할 수 없이 하은설은 강성을 따라 나갔다.

그제야 하은설은 방 안의 사람들을 제대로 보았다. 국적이 예측되지 않는 황인과 한눈에 보아도 동네 양아치로 보이는 백인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험상궂게 생겼고 몸 또한 일반인들보다 우람했다.

몇몇 백인들은 하은설이 나오자 음흉한 눈빛으로 휘파람을 불기 시작했다.

“뭐 하는 짓들이야!”

강성은 허리춤의 총을 꺼내 들며 욕을 퍼부었다.

“다들 얌전히 있지 않으면 오늘 다 죽을 줄 알어.”

그제야 그들은 얌전해졌다.

강성은 자신의 핸드폰을 그들의 눈앞에 보이며 물었다.

“이 사람 기억나지?”

하은설은 핸드폰 액정의 사람을 똑똑히 보았다. 허택양이었다.

“기억나죠!”

백인 양아치들은 그 사진을 보며 비웃기 시작했다.

“그 겁쟁이잖아! 우리에게 맞아서 반항도 못 하고,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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