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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심유진은 허태준을 안아주며 위로를 건넸다.

“내일 저랑 같이 납골당에 갈까요? 우리 전 좀 싸서 할아버지 뵈러 가요.”

허태준은 심유진을 꼭 안았다. 그는 겨우 울음을 참고 입을 뗐다.

“그래요.”

허 아주머니와 허 아주버님은 일찍이 거실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있는 둘을 발견했지만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며 흐뭇하게 웃었다.

허태준이 겨우 진정된 후 심유진은 그의 손을 잡고 당당히 주방에 들어섰다.

“아저씨, 아주머니.”

심유진은 예의 바르게 그들을 불렀다.

이윽고 허태준은 애초에 심유진과 이혼하지 않은 사실을 고백했다.

허 아주머니는 장난스레 심유진을 혼냈다.

“근데 계속 아저씨, 아주머니라고 불러?”

심유진은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

“어머니, 아버님!”

“그렇지!”

허 아주머니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답했다. 허 아주버님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었다.

“아침부터 대청소하느라 힘들었지? 너희 먼저 방에 올라가서 쉬고 있어. 밥이 다 되면 부를게.”

허 아주머니는 다정하게 말했다.

“안 그러셔도 돼요.”

심유진은 싱크대에서 손을 씻고는 팔을 걷어 올렸다.

“제가 전을 부칠게요!”

네 사람은 각자 할 일을 나누고 밥을 차리기 시작했다.

허 아주버님과 허태준은 잡채와 밥을 짓고 심유진과 허 아주머니는 전을 부쳤다.

허태준은 잡채에 들어갈 채소를 다 한 그릇에 담아놓고 간을 하면 별이는 진흙 놀이 하듯 골고루 비볐다.

모두 화기애애하게 식사 준비를 하는 와중에 심유진의 휴대폰이 울렸다.

심유진은 손에 묻은 기름을 앞치마에 대충 닦고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김욱한테서 걸려 온 전화였다.

심유진은 반가워서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응. 오빠!”

“지금 시간 돼?”

김욱은 물었다.

“시간 있지.”

심유진은 그가 회사 일로 전화 온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다급히 이층에 올라갔다.

“무슨 일이야?”

김욱 주변은 시끌벅적했다. 시끄러운 소리에서 희미하게 경주 사투리가 들려왔다.

심유진은 걸음을 멈추고 들뜬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경주에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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