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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섣달그믐날.

CY 그룹에도 설 연휴가 찾아왔다. 심유진은 직원들의 급여 정산을 마치고 보너스도 줬다.

연휴 첫날 오전, 허태준은 심유진과 별이를 데리고 집 청소를 한 후, 각자 짐을 싸고 허 씨네 별장으로 향했다.

허 아주머니는 일주일 내내 본가로 내려와 설을 쇠라고 했다.

그녀의 간절한 부탁에 심유진은 거절할 수 없었다. 허태준도 본가에 내려가기 싫었지만 심유진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허 씨네 별장에 도착하자 현관 양옆에는 한국 전통이 묻어있는 태극부채가 걸려있었다.

별이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신나서 토끼처럼 뛰어다녔다.

“이 부채 제가 직접 건 거예요.”

별이는 부채를 가리키며 심유진한테 자랑했다.

“그리고 여기 연에 태극마크도 제가 직접 그린 거예요.”

별이는 현관문 안쪽에 붙여진 연을 보여주며 말했다.

일찍이 허 아주머니는 별이가 예술적 소질을 발휘해 집 장식을 했다고 심유진한테 말했었다.

심유진은 신난 별이의 모습에 이미 습관 되어 있었다.

별이는 어릴 적부터 명절의 북적거리는 분위기를 좋아했었다. 매해 크리스마스 때에도 별이는 하은설과 함께 뒤뜰에서 나무를 캐고 집에 가져와 각종 장식품으로 장식하여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별이가 설날을 제대로 즐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심유진은 이번 설을 통해 별이가 직접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한편, 허 아주머니와 허 아주버님은 주방에서 전을 부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전이 식탁에 가득 쌓여있는 것을 보고 심유진은 허 할아버지 집에 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설 전날, 심유진은 허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애호박 전을 가득 부쳐줬었다.

하지만... 허 할아버지는 젓가락조차 들지 않았었다.

“무슨 생각 해요?”

허태준은 깊은 생각에 빠진 심유진을 보고 손을 저었다.

심유진은 씁쓸한 웃음을 내비쳤다.

“그냥 갑자기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허태준은 잠깐 뜸 들이다가 금방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다.

“그때 제가 할아버지 좋아하시는 애호박전 부쳐드렸는데 한 입도 안 드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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