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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다른 뜻은 없었다

운경이 먼저 소리를 높여 남편 조승호에게 물었다.

“무슨 약물인데? 먹으면 어떤 부작용이 있는데?”

묻는 운경의 목소리는 계속 미세하게 떨렸다. 왠지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진을 한 번 돌아본 조승호가 시선을 운경에게 돌리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마도…… 치매가 오지 싶어.”

운경이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커지더니 이내 눈앞이 캄캄해지며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 뻔했다. 간신히 벽을 짚고서야 아래로 주저앉던 몸을 가까스로 지탱했다.

화가 난 조승호를 쳐다보았다.

“어떻게 된 거야? 원래 멀쩡하셨잖아? 약도 당신이 처방했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설명 좀 해봐!”

운경은 정말 초조해 죽을 지경이었다.

눈앞에 있는 사람이 자신의 남편이었지만 조금도 마을 써 줄 여유가 없었다.

조승호가 얼른 말했다.

“내가 처방한 게 아니야. 내가 어떻게 그런 약을 처방하겠어? 누군가 약을 몰래 들여와서 바꾼 게 틀림없어.”

그도 바보가 아니었다. 여기는 그의 병원이었다. 주치의로서 안금여에게 다른 약을 처방할 마음을 먹었다면 절대 이런 방식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안금여가 평소 사위인 그에게 얼마나 잘해주었던가. 운경은 언제나 효녀였고, 조승호 역시 어쨌든 약을 쓸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운경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

지금 운경이 얼마나 불안하고 정신없을 지 잘 아니까. 가까스로 호전되었다가 또 다시 이런 일이 생겼으니, 딸인 운경으로서는 당연히 견디기 힘들 것이다.

“확실해?”

운경은 겨우 진정하기 시작했다.

“고모, 고모부가 그러셨을 리는 없잖습니까? 고모부가 그러셨잖습니까? 누가 다른 약과 바꾼 것 같다고요.”

무진이 가라앉은 음성으로 말했다.

만약 조승호가 정말 손을 쓰고 싶었다면, 그럴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굳이 지금 이 때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터.

“고모, 할머님 아직 병상에 계세요. 고모와 고모부가 싸우는 건 원하지 않으실 거예요. 우리 모두 진정하도록 해요.”

성연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정말 누군가 약을 썼다고 해도 고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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