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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화 서둘러 폭로하지 않다

희씨 어멈은 화가 나서 입술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가 성을 내며 비난했다.

“저씨 집안에는 어찌 당신 같은 사람만 난단 말입니까? 이게 어딜 봐서 부득이한 겁니까? 저는 이렇게 오래 살았지만 당신 같은 사람들은 아직 본 적 없습니다. 뻔뻔스럽게 한 남자를 쫓기나 하고. 처음엔 환술로 우롱하더니 이어서 압력을 가하고, 지금은 더욱 저에게 당근과 채찍을 휘두르고 있군요. 왜요, 초왕부에 시집오면 승천이라도 할거라 여기는 겁니까? 마음대로 소문 내십시오. 전 아무것도 두렵지 않아요. 나이도 많고 이젠 관 냄새도 맡아집니다. 더 이상 훼손될 청렴한 명성 따윈 없단 말입니다.”

말을 마친 희씨 어멈이 몸을 돌려 밖으로 떠났다. 밖에서 기다리던 아사는 희씨 어멈이 씩씩거리며 나오자 그녀가 모욕을 당한 것을 알고 급히 부축하며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누굴 팰까요?”

희씨 어멈이 화를 내며 말했다.

“갑시다.”

아사는 고개를 돌려 매섭게 저 대부인을 한번 노려보았다. 저 대부인은 손가락으로 찻잔을 움켜쥐었는데 화가 나서 손가락 마디가 다 하얗게 질려 있었다. 희씨 어멈이 궁에서 보낸 세월이 있으니 그녀는 어멈이 정세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렇게 고집이 세고 냉담할 줄은 미처 몰랐다. 그녀가 일어서며 외쳤다

“기다리게!”

아사가 고개를 돌리며 화를 냈다.

“또 무슨 일인데요?”

저 대부인이 희씨 어멈을 보며 말했다.

“본부인이 다시 자네에게 묻겠네. 자네 할 텐가, 말 텐가.”

희씨 어멈은 이 말에 대답하지 않고 바로 아사를 끌고 자리를 떴다.

저 대부인은 힘껏 찻잔을 내던졌다. 오늘 일이 반드시 성사될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희씨 어멈이 이런 태도로 자신을 대할 줄은 전혀 몰랐다. 명양이의 밀이 맞았다. 노비주제에 어찌 이렇게 오만하단 말인가?

보아하니, 그녀에게 가르침을 주지 않으면 저씨 집안의 무서움을 모를 것 같았다.

***

희씨 어멈은 왕부로 돌아가 원경능에게 보고했다. 원경능은 어멈의 말을 듣더니 놀라서 멍해있었다.

“뭐라고? 감히 자네를 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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