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81화 죄송합니다

우문호는 서일의 부축임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흰색의 비단옷에 허리는 금과 옥으로 만든 띠를 두르고 있었다. 수려한 얼굴은 태양빛에 둘러싸여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병약한 신선 같았다. 걸음걸이가 너무 느려 한 발짝 걸을 때마다 전신의 힘을 다 소진하는 건 아닌가 싶었다.

힘겹게 걸어온 그는 얼굴을 활짝 펴고 부드러운 눈매로 입가에 미소를 띤 채 원경능을 바라보았다.

“왕야, 건강은 괜찮으십니까?”

둘째 노부인이 바삐 문안을 전했다.

난씨도 얼른 일어났다. 좀 놀란 표정이었다.

우문호는 눈길을 원경능의 얼굴에서 둘째 노부인에게로 옮기고 웃으며 말했다.

“둘째 노부인 덕분에 본왕이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말을 마친 우문호가 천천히 원경능에게 걸어가더니 글쎄 볼멘소리로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직도 화 났어? 오늘 날 보러 오지도 않고. 이만 화 푸는 게 어때?”

원경능은 그를 보며 생각했다. 이 사람은 도대체 뭘 어쩌려고 이러는 걸까? 고의로 화목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녀를 위해서라 하지만, 이렇게 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그녀가 천천히 말했다.

“저는 화 안 났어요.”

그는 그제야 크게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화 나지 않았다니, 다행이야. 허면 오늘 본왕과 함께 나가기로 한 건, 같이 갈 건가?”

자신이 그런 말을 한적이 있었던가?

“지금은 손님이 와서요.”

우문호는 난처한 표정으로 둘째 노부인을 힐끔 보면서 말했다.

“그래? 허면 갈 수 없는 것이 아닌가?”

둘째 노부인은 바삐 말했다.

“시간도 많이 지났으니 이 늙은이는 이제 돌아가야겠습니다.”

“이렇게 빨리 말입니까? 더 앉아있다 가시지요?”

우문호는 아주 열정적으로 만류하는 듯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이 늙은이도 할 일이 있어서요. 나중에 시간되면 다시 왕야....와 왕비를 뵈러 오겠습니다.”

둘째 노부인은 말하면서 난씨와 원경병에게 눈치를 줬다.

원경병이 말했다.

“방금 큰언니가 말했어요. 제가 여기서 며칠 지내도 된다고요.”

“그럼.....”

둘째 노부인은 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