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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화 황제가 내린 벌

우문호는 이를 악물고 가슴을 문지르며 속으로 다짐했다. 이 일이 잘 해결되면 반드시 원경능을 암실로 끌고가 미친개를 풀어 그녀를 백 번 물게 하여 오늘의 이 원수를 갚을 거라고.

원경능은 ‘후’하며 숨을 내쉬었다. 온 몸이 다 개운해진 느낌이었다. 마음도 아까처럼 불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노라니 확실히 조금 전에 너무 심하게 물어뜯은 것 같아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미안해요. 당신을 물어뜯으면 안 됐었는데.”

우문호는 그녀의 진심 어린 맑은 눈동자를 보며 마음속으로 자신의 뺨을 내리치며 경고했다.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고. 이 여인은 진심으로 사과하는 게 아니라 그저 진심인척 할 뿐이라고.

“참, 저도 제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미친 사람처럼 말이에요. 정말 미안해요.”

원경능은 계속 사과했다. 낯빛도 의기소침하고 괴로워하는 듯했다.

“저도 당신이 절 위해 그런다는 걸 알아요. 절 위해 친정식구들 앞에서 연기도 해주고 제가 술에 취해 집에 가고 싶다고 한 말도 기억해주고. 당신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계속 당신과 맞서기만 했던 것 같아요.”

우문호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됐어. 본왕도 당신하고 따지기 귀찮아.”

원경능은 감격해서 말했다.

“저는 진작에 왕야가 도량이 넓은 분이란 걸 알고 있었어요. 그럼 태후 앞에서도 저를 위해 덕담 많이 해주세요.”

“본왕은 당신과 한 약속을 절대 저버리지 않아.”

우문호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에 원경능이 온 얼굴에 웃음꽃을 활짝 피우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왕야.”

‘사내들은 달래기가 참 쉽네. 마구 칭찬해주면 되는군.’

우문호도 속으로 자신이 당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냥 내버려 뒀다. 여인과 똑같이 굴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이 못생긴 여인과는.

이렇게 한바탕 소란을 피우고 나니 입궁하는 마음도 그렇게 무겁지 않았다.

일년 전에 원경능을 맞이하고 나서부터 매번 입궁할 때마다 그는 기분이 나빴다. 궁의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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