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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그 사람 애도 아닌데 뭐

정아와 민정이의 2일 여행은 일시적으로 연장됐다.

나는 매일 출근하는 것 외에도, 어떻게 하면 정아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영양을 보충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해 민정이와 식단을 연구했다.

정아네 집도 자연스레 발칵 뒤집혔고, 아이 아버지가 누구인지 묻는 전화가 잇달아 걸려 왔다. 그러나 노성민 쪽에서 답변을 받기 전까지, 정아는 누군지 말하지 않았다.

나도 일단은 정아를 위해 입을 다물었고, 정아의 친오빠 박정환이 물어봐도 말을 해주지 않았다.

“나 갑자기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너무 먹고 싶어.”

정아는 갑자기 배를 만지며 말했다.

주방에서 오리찜을 하고 있던 민정이가 나오며 물었다.

“오리는 어때?”

“오리보다는 하이난 치킨 라이스가 먹고 싶다.”

정아는 몸이 굳어버리기라도 한 듯, 소파에 누워 꿈쩍하지 않았다.

요즘 정아의 입덧도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지라 그 입맛도 아주 까다로워졌다.

가끔은 아예 음식에 입도 못 대다가, 또 가끔은 걸신들린 것처럼 많이 먹어 재꼈다.

나는 차 키를 들며 말했다.

“기다려, 내가 가서 사 올게.”

“역시, 우리 지영이가 최고야!”

정아의 눈은 삽시간에 반짝였다.

밖에는 비가 살짝 내리고 있었다. 지난번 갔던 곳이 가장 정통 식당이었기에, 나는 주저 없이 그 식당을 향해 갔다.

저녁 시간이라 식당에는 사람이 많이 붐볐다. 나는 하이난 치킨 라이스와 다른 요리도 주문 후 포장해달라 하고 문 근처 자리에 앉아 기다렸다.

배인호가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까지도 나는 머리를 숙인 채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들었고, 그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그는 화이트에 그레이 색상의 정장에, 안에는 블랙 스웨터를 입었다. 수작업으로 만든 정장은 그의 몸에 딱 맞았고, 완벽한 핏과 뛰어난 비율로 신사적이고 고상한 느낌을 줬다. 게다가 짧은 까만 머리와 일부 머리카락은 눈 사이에 늘어져 있었고, 흠잡을 데 없는 이목구비와 얼굴형까지 합쳐져 더할 나위 없이 멋있었다.

그가 들어서는 순간부터, 식당 안의 몇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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