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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시한폭탄

“그렇죠, 우 상무님?”

하연이 우지나를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하고는 싱겁다는 듯 웃었다.

갑자기 우지나가 호명되자, 회의실의 모든 사람들이 어색하게 웃기 시작했다.

“최 사장님 말씀은...”

하연이 손가락에 끼워진 푸른색 다이아몬드 반지를 만지작거리다가 화살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우지나를 쏘아보며 말했다.

“우 상무님, 왜 마지막으로 올라오신 겁니까?”

“저요?”

우지나가 스스로를 가리켰다.

“그저, 화장실에 다녀왔을 뿐입니다.”

“최 사장님, 정말 열심이시군요. 부하 직원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까지도 관리하시니 말입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만큼 간단한 일이 아니었던 것 같아 여쭙는 겁니다.”

하연이 정기태로부터 받은 자료를 우지나의 앞에 내팽개쳤다.

“기항그룹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던 사람들에게 빨리 손을 떼라고 전하러 갔던 거 아닙니까?”

하연이 내팽개친 자료를 훑어본 성재가 하연의 뜻을 알아차렸다.

하연의 목소리가 광풍과 폭우 전의 고요함과 같이 낮게 깔렸다.

“우 상무님, 설명해 주셔야겠습니다.”

우지나는 자신의 앞에 내팽개쳐진 자료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자세히 보니, 우지나의 얼굴은 창백하여 입술도 떨리고 있었다. 게다가 식은땀까지 흘리며 긴장하고 있는 듯했다.

“최대한 은밀히 진행한다고 한 건데, 이 여자한테 들켜버리다니!”

하연이 웃기 시작했다.

“제가 모은 증거만으로도 이미 충분합니다.”

“우리 DS그룹과 정보를 공유할 때, 고의적으로 나노로봇에 대한 소스코드를 주식 시장에 유출한 후, 주식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하여 주식을 헐값에 팔아 치우게 하고, 어부지리로 더 많은 기항그룹의 주식을 손에 넣으신 거 아닙니까?”

“임 대표님, 우 상무님께서 솔직하게 사실을 털어놓으실 생각이 없으신가 봅니다.”

“임 대표님, 제가 사람을 시켜 기항그룹의 주식을 사들이라고 한 건, 그저 주식이 외부인의 손에 넘어갈까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오해는 마십시오. 정말이지 다른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

마음을 다 잡은 우지나가 분주하게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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