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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살인자

성강희도 박수혁도 고개도 돌리지 않고 차에 탄 채 자리를 떴다.

넓은 도로 위, 그녀는 쓰레기처럼 버려지고 말았다.

이대로 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민영은 떨리는 손으로 큰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그는 다짜고짜 욕설을 내뱉었다.

“야, 너 도대체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태한그룹에서 모든 투자금을 회수했어! 우리 가족 길바닥으로 쫓겨나게 생겼다고! 너 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

당황한 서민영이 입을 뻐금거리던 그때, 경적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수혁이가 이렇게 날 버리고 갈 리가 없어. 아직 기회가 있는 거야.

하지만 고개를 돌린 서민영은 다시 절망하고 말았다. 그 차량은 박수혁이 보낸 차량이 아니라 경찰 차였으니까.

차에서 내린 형사가 사무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서민영 씨 되시죠? 살인미수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무표정한 얼굴로 미란다 원칙을 읊는 형사의 목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살인미수? 정말 감옥에 가는 거야?

마지막 일말의 희망까지 사라지고 서민영은 그녀를 향한 박수혁의 자비가 드디어 바닥이 났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공포에 질려 부들부들 떠는 서민영의 손에 수갑이 채워지고 그대로 경찰차로 연행되었다.

다음 날, SC그룹, 소은찬 덕분에 거성 프로젝트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었고 소은정은 다른 프로젝트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표가 된 이상, 거성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도 매일 그녀가 확인하고 검토해야 할 프로젝트와 보고서들은 넘쳐났다.

회의를 마치고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나오는 소은정을 향해 우연준히 휴대폰을 건넸다.

“대표님, 성강희 대표님께서 방금 전 전화를 주셨습니다. 급한 일이신 것 같은데요?”

강희가?

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은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몇 초 후, 성강희가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은정아, 서민영이 체포됐어!”

기사를 확인한 성강희는 가장 먼저 이 소식을 소은정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이혼 뒤에도 소은정을 괴롭게 만들던 종양 같은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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