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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장 그녀는 쓰레기통이다

제 90장 그녀는 쓰레기통이다

소은정은 의아해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러던 중 럭셔리하나 단조로운 포장, 또 익숙한 브랜드의 로고가 눈에 들어왔다. 한유라는 고개를 숙여 그것을 하나 집어 올리더니 이내 ‘어?’ 하는 소리를 내었다.

“이거 방금 가게에서 골랐던 그거 아니야?”

정말이잖아!

너무나도 익숙한 이 옷가지들에 소은정의 눈썹이 저절로 찡그려졌다. 분명 박예리가 빼앗아 갔던 것들이지 않는가, 어떻게 여기에 있지?

프런트의 직원이 곧 말을 걸어왔다.

“방금 점장님께서 직접 가져오셨어요. 말씀하시길 이미 계산은 하셨고, 박 대표님께서 보내주신 물건이라고…”

박수혁?

소은정의 안광이 점차 수그러들었다. 이 행동들은 전부 제 손에 있는 담뱃대가 이유 일 것이다.

안됐지만, 소은정은 이를 거절할 것이었다.

한유라는 냉소를 띠며 입을 열었다.

“박수혁? 이게 대체 무슨 뜻인 거지?”

소은정은 덤덤하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

“이거, 박 대표에게 다시 돌려주실래요? 다른 사람에게나 주라고 해주세요.”

프런트 직원은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둘은 이미 화해한 걸로 알고 있는데?

하지만 이 분위기는, 장난이 아니었다.

“네, 알겠습니다.”

직원은 곧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러왔다.

“아주 호구로 만들어 버리자, 그 옷 남겨둬! 박예리랑 서민영한테 엿 먹이자고!”

한유라가 제안해왔다.

소은정은 그런 한유라를 힐끗 보더니 가볍게 웃음 지었다.

“난 그 사람이 준 거라면 입을 수 없어. 단 한 푼도 빚지고 싶지 않거든.”

결혼 3년 내내 그는 단 한 번도 자발적으로 무언가 선물해 온 적이 없었건만, 이제 와서 옷이 웬 말인가? 이혼까지 한 마당에 이런 위선적인 꼴이라니, 그저 우스웠다.

한유라가 여전히 찌푸려진 얼굴로 대답했다.

“그래, 네 말도 맞다.”

이후, 물건은 모조리 태한그룹으로 되돌아갔다. 이한석은 바닥에 널려있는 물건들을 바라보며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이내 그는 눈을 딱 감고는 박수혁의 사무실로 향하였다.

가볍게 노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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