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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웨딩드레스

패션쇼가 막을 내리자 쇼장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가 울려 퍼졌다. 김하늘은 침착한 얼굴로 런웨이에 올라 형식적인 감사 인사를 올렸다. 그렇게 패션쇼가 끝나고 이브닝 파티가 시작되었다.

김하늘이 런웨이에서 내려오자 기자들이 몰려들어 마지막으로 런웨이에 선 모델의 정체를 묻기 시작했다. 그중에는 해외에서 직접 캐스팅한 신인 모델이냐며 묻는 기자들도 있었다.

기자들의 질문에 김하늘은 싱긋 미소 짓더니 소은정을 곁으로 불렀다.

“아니요. 사실 마지막으로 런웨이에 선 사람은 프로 모델이 아니에요. 제 사업 파트너, 소은정 씨죠.”

소은정은 살짝 당황했지만 곧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 아직 드레스를 입고 있는 그녀를 향해 수많은 플래시가 터졌다. 소은정도 별 불만 없이 여러 포즈를 취해주었다.

절친의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이 정도쯤이야.

초대된 매체들 중 해외 유명 잡지사 기자가 소은정에게 질문을 던졌다.

“오늘 입으신 드레스는 웨딩드레스와도 비슷한 것 같은데요. 처음 런웨이에 서셨지만 훌륭한 기량을 보여주신 건 전에 웨딩드레스를 입으신 경험이 있기 때문일까요?”

기자의 무례한 질문에 김하늘은 바로 저지하려 했지만 소은정은 그녀의 손목을 잡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네, 어쩌다 보니 웨딩드레스와 비슷한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게 되긴 했지만 전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경험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은 마침 그 주위를 지나던 박수혁의 주위를 끌었다. 박수혁은 멈칫하다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

웨딩드레스는 물론이고 제대로 된 결혼식도 아니, 웨딩촬영도 하지 않았다. 식 하나 없이 부부가 되었고 아무런 예고도 없이 다시 남이 되었다. 돈을 제외한 모든 것에 인색했던 자신의 모습이 다시 떠오르며 박수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소은정의 담담한 대답이 비수가 되어 그의 가슴을 찔렀다.

옆에 서 있던 강서진도 중얼거렸다.

“정말 소은정이었잖아...”

한편, 역시 박수혁을 발견한 소은정은 예의 바르게 기자들의 질문에 응한 뒤 바로 자리를 떴다. 소은정의 이상한 모습에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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