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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여이현의 말에 배진호는 순간 넋을 잃었다. 그날 밤 여이현과 만난 여자가 주소영이라면 틀림없이 그의 아이를 가졌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때 여이현이 말했다.

“가요.”

“네.”

배진호는 차를 시동 걸었다. 그러자 여이현이 눈살을 찌푸리며 다시 말했다.

“차에서 내리라는 말이었어요.”

“대표님, 아직 참석해야 할 모임이 있어요. 다들 기다리고 있는데... 그리고 여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아요.”

배진호는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이곳이 위험해 보였다. 온지유에게는 별문제 없겠지만, 여이현에게는 달랐다. 더군다나 여이현은 절대 이런 곳에 오지 않을 성격의 사람이었다.

여이현은 배진호를 응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배 비서 이런 분위기 좋아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네?”

배진호는 순간 여이현의 질문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다. 여이현은 마치 그를 위해 놀아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했기 때문이다.

의도가 어찌 됐든 여이현의 날카로운 눈빛 앞에서 그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네, 좋아합니다.”

“그럼 내려요.”

여이현은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보다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러고는 묵묵히 오가는 사람을 바라봤다.

그는 이런 곳에 사람이 몰리는 이유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짧은 한순간의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달려오는 것도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다.

이런 생각과 함께 그는 경멸 어린 미소를 지었다.

“조심하세요, 대표님.”

배진호는 옆에서 그가 사람들과 부딪힐까 봐 조심스럽게 길을 터주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온지유를 따라갔다.

나민우와 함께 고리를 던지며 즐거워하는 온지유를 보자, 그의 눈살은 더욱 깊어졌다. 어린아이도 유치해 할 놀이에 왜 이토록 즐거워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온지유는 50개의 고리를 들고 있었다. 4000원에 50개, 가격도 꽤 저렴했다.

그녀는 가장 먼 곳에 있는 도라에몽 인형을 원했다. 덩치가 크고 거리가 멀어서 맞추기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항상 최고를 원한다. 고리 던지기에서도 마찬가지다.

“난 도저히 안 되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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