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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복근이 죽인다

박태준은 뒤에서 손을 뻗어 휴대폰을 넘겨받았다.

“내가 해줄 테니 좀 더 자.”

신은지의 알람이 울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니 그녀가 끄덕끄덕 졸며 임 관장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아니야.”

그가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그녀는 잠기가 싹 사라졌다. 특히 그의 손이 부잡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하자, 신은지는 용수철 튕기듯 벌떡 일어나 앉은 후 뒹굴다시피 해서 침대에서 내려갔다.

“이제 졸리지 않아. 휴가는 남겼다가 신혼여행 때 쓸 거야.”

박태준은 손에 힘을 쓰지도 못한 채 그녀가 허겁지겁 욕실로 뛰어 들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어이없는 듯 가볍게 웃었다.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주물러 주려는 것뿐인데, 무슨 생각한 거야?”

“...”

그녀가 씻고 나오니 이미 옷을 갈아입은 박태준이 거울을 보며 커프스단추를 채우고 있었다. 몸매가 좋고 잘생긴 남자가 이 동작을 하니 더 눈 호강이다.

함께 계단을 내려온 후 신은지는 신발을 갈아 신고 말했다.

“나는 오늘 유라랑 콘서트 보러 가야 해서 저녁에 늦게 돌아올 거야. 졸리면 기다리지 말고 일찍 자.”

박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곽동건은? 여자친구랑 같이 안 간대?”

“모든 자리에 남자친구랑 같이 갈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콘서트는 당연히 취미가 서로 맞는 사람끼리 가야지. 곽 변호사처럼 빈틈없는 사람과 콘서트에 같이 가면 고등학교 교감 선생님과 디스코 추러 가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어?”

감히 움직이지도 못할 텐데, 미친 듯이 뛰고 소리 지르고 야광봉을 흔드는 것은 생각도 못 하겠지.

박태준은 입술을 오므렸다. 신은지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진유라한테 빼앗겨서 못마땅했지만 여전히 관심을 보였다.

“어느 구역 티켓을 예매했어?”

“일반 구역.”

진유라가 며칠 전 어떤 스타의 팬이 됐는데, 마침 경인시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급히 티켓을 예매했다. 하지만 너무 늦어서 일반 구역 티켓밖에 없었다.

“어느 가수야? 진영웅한테 부탁해서 VIP 좌석을 구해줄게.”

신은지가 가수 이름을 말하자, 휴대폰을 들고 진영웅에게 전화하려던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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