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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여름이 덧붙였다.

“그리고 요리하는데 필요한 양념 하고요. 국수도 샀어요. 야근하고 와서 배고플 때 해줄게요. 휴지랑 키친타월도 다 써가고요.”

최하준은 여름이 집안 살림을 구석구석 챙기는 와이프 체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참!

여름이 곽 티슈를 가리켰다.

“이건 차에 두고 쓰세요. 주유소에서 준 공짜 휴지 쓰지 마시고요. 이건 부드럽고 별로 비싸지도 않아요”

“내가 언제 주유소에서 준 휴지를 썼습니까?”

“차에 있던데요. 계속 있었어요.”

그렇다고 무시하는 느낌을 주지 않으려고 여름이 존경스럽다는 듯 덧붙였다.

“그래도 근검절약하는 모습은 너무 좋더라고요. 이렇게 알뜰한 사람은 처음 봤어요. 그런 것도 매력적이에요.”

갑작스런 칭찬에 최하준은 고개를 숙였다. 여름이 촉촉한 눈망울로 자신을 쳐다보자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아픈 모습보다는 당찬 쪽이 아무래도 마음이 편했다.

“디자이너인 줄 알았더니 순 아첨꾼이군요.”

여름이 헤헤거리고 웃었다.

“아첨은 당신에게만 떨어요.”

“계산이나 하러 가시죠.”

최하준이 돌아서 앞장섰다. 여름은 은근슬쩍 올라가는 최하준의 입꼬리를 보지 못했다.

계산대 앞에 다 왔을 즈음 이벤트 도우미가 두 사람을 잡았다.

“안녕하세요, 초박형 디럭스 콘돔 들여가시겠어요? 지금 행사 중이라서 1+1이거든요.”

여름은 이벤트 도우미가 든 상자를 보고는 얼굴이 빨개졌다.

“아, 아뇨. 필요 없어요.”

“아~ 신혼부부라 임신 계획 있으시구나.”

도우미가 ‘알지, 알지’ 얼굴을 했다.

“아, 네.”

도우미에게 붙잡힐까 봐 여름은 되는 대로 대충 대답을 하고 최하준을 잡아당겼다.

“우리가 아이 계획이 있군요?”

최하준이 의미심장하게 여름을 쳐다보았다.

“그냥 하는 소리죠. 왜요? 쓰시게요?”

여름이 아무렇게나 대답했다.

“쓸 일이 있어도 당신에게는 안 쓸 겁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머리 속에는 교태스런 여름의 모습을 떠올리는 최하준이었다.

‘젠장, 어쩌자고 이런 멍청한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 아니, 보니까 저쪽은 나랑 써보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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