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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장

잠시 멍해 있던 한선우는 여름이 한 짓을 생각하자 금세 냉정함을 되찾았다.

분명 여름이를 매우 좋아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그녀는 전혀 그럴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내가 방법을 모색해 보겠네.”

강태환이 말했다.

******

여름은 입원한 지 3일 만에 퇴원했다. 요즘 병원에 너무 자주 입원했기 때문에 이제 더는 있고 싶지 않았다.

컨피티움으로 돌아와 보니, 그동안 보살핌을 못 받아 야위었을 거라 예상했던 지오가 뜻밖에도 통통하게 살이 쪄 있었다.

저녁에 돌아온 최하준은 여름이 지오에게 먹이를 주며 이렇게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지오야. 다이어트 좀 하자. 네 배 좀 보라고, 임신한 것 같잖아.”

최하준은 뜨끔했다.

‘후우, 지오 배가 하루가 다르게 커지네. 곧 알게 되겠어.’

어쨌든 집에 사람이 있으니 집에 돌아왔을 때 썰렁하지 않아서 좋았다.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여름이 이미 밥상을 다 차려 놓고 있었다.

구해준 데 대한 보답인지 모두 최하준이 좋아하는 반찬들이었다.

최하준은 한 번 쓱 보더니 찌푸리며 말했다.

“찜이나 볶음 말고 이제 가끔 국물 있는 걸 하면 안 되겠습니까?”

여름은 당황스러웠다. 전에 찌개를 끓여준 적이 있지만, 많이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아하지 않는 줄 알고 자주 하지 않았던 건데 오해였던가 보다.

“알았어요, 특별히 먹고 싶은 거라도?”

“사골국이나 삼계탕, 오리탕도 좋습니다. 인삼, 소꼬리, 동충하초, 이런 몸에 좋다는 거 좀 사 오십시오. 내 카드 쓰면 됩니다.”

몸 보양 잘 하지 않으면 후유증이 남을 거라는 의사 얘기를 대체 들은 건지 만 건지 답답했다.

‘아직 젊은 거 하나 믿고 이렇게 철이 없어서야.'

“네.”

여름은 순순히 대답했다.

최하준이 말한 식재료는 모두 몸보신에 쓰는 것들이다. 돈 있는 사람들이 원래 몸에 좋다는 건 죄다 사다 먹는다고는 하지만, 어쩐지 뭔가 이상했다.

식탁을 치우며 최하준이 오늘 반찬을 다 먹은 걸 보고서 그제야 깨달았다. 반찬이 지겨웠던 게 아니란 걸.

‘맞다, 몸보신이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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