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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1화

자신감이 없는 듯 윤혜인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한 번도 먼저 다가선 적이 없었는지라 그의 옆에 붙어 있는 팔은 긴장해서 굳어 있었다.

이준혁은 무심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맞으면 어떻고, 또 아니면 어때?”

수치심을 버리고 윤혜인은 가장 어려운 첫걸음을 내디뎠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표정을 보자 이내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그래도 자신을 구해줄 때의 그를 생각하며 애써 참아냈다.

그녀는 물러서지 않고 이준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로 절 보고 싶지 않다면, 다신 귀찮게 안 할게요.”

눈앞에 있는 꽃잎 같은 입술에서는 마치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 같았다.

이준혁은 별다른 표정 없이 손가락을 더욱 꽉 쥐었다. 피도 점차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

분명 무슨 스킬을 쓴 것도 아니고 그저 가볍게 닿은 것뿐인데 그는 윤혜인을 바로 눕혀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어젯밤의 장면을 떠올리니 곧 마음이 다시 식어버렸다.

“네 남자친구는 어디에 두고 이러는 거야?”

놀란 윤혜인은 한동안 이준혁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금세 떠올리고 막 해명하려던 찰나, 이준혁이 조롱 가득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

“아니면 두 사람 다 갖고 싶은 거야?”

윤혜인은 숨이 막힐 것 같았다. 마음도 무언가에 세게 잡아당겨 지는 듯했다.

‘여태 날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팽팽하던 공에 바람이 빠진 것처럼, 혼란스러웠던 머리가 갑자기 맑아진 것 같았다.

어렵게 쌓아 올린 용기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이제 두 사람은 몇 마디 말로 해결할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윤혜인은 조금 전 자신의 충동적이었던 행동을 매우 후회하며 고개를 숙이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안해요, 방해해서.”

말을 마치고 나서 그녀는 투명인간처럼 바로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돌아서려는 순간 그녀는 이준혁에게 손목을 덥석 잡히고 말았다.

곧이어 그는 윤혜인의 손을 단단히 쥐고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선택하기 그렇게 어려워?”

이준혁은 정말이지 윤혜인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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