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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매번 누군가 보러 올 때마다 이준혁의 눈빛은 밝아졌다가 다시 어두워지는 걸 보아 분명 원하는 사람이 오지 않은 게 틀림없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에 눈을 감은 채 쉬고 있던 이준혁이 눈을 떴다.

방문객을 본 그의 눈동자가 차갑게 외면했다.

표정만 봐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본 게 분명했다.

순간 윤혜인의 마음이 다시 아프면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는 입술을 다물고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한 채 제자리에 서 있었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 그녀는 보온병을 들고 고개를 숙인 채 들어와 물었다.

“준혁 씨, 다친 데는 좀 괜찮아요?”

시선을 돌린 이준혁의 잘생긴 얼굴에 짜증이 가득 담겨 있었다.

“누가 들어오래?”

그의 말투와 표정이 윤혜인에게 정말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순식간에 윤혜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돌아서서 떠나고 싶은 충동이 가슴속에서 솟구쳤지만 발은 뿌리 박힌 듯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꽉 말아쥐며 그래도 해명하려 애썼다.

“어제는 준혁 씨를 신경 쓰지 않은 게 아니라 선배가 눈앞에서 떨어지는 걸 보고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순간 당황해서 잠깐 이성을 잃었어요. 그땐 그냥 무서워서...”

누군가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다 죽는 건 생각만 해도 다리에 힘이 풀렸고, 자연스레 더 다친 사람에게 먼저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양심과 본능 모두 이준혁에게 먼저 다가갈 수 없게 했다.

또한 사실이 그러하듯 한구운은 조금 더 심하게 다쳐 지금까지도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그녀가 말을 이어갔다.

“나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자신을 다치게 하는 준혁 씨 모습에 진심으로 감동했어요...”

이준혁은 차마 들어줄 수가 없었다.

감동?

누가 감동 따위 바랬나.

한구운이 나타난 게 수상해 어젯밤 휠체어를 타고 한구운이 있는 병동으로 내려가 혹시나 단서가 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윤혜인이 남자의 침대에 엎드려 밤새 남자의 곁을 지키는 모습이 보였다.

마음이 있다면 밤에 그를 보러 왔어야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는 자신을 무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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