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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구급대원들이 이준혁에게 들것에 타라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그는 심하게 다친 다리를 고통스럽게 앞으로 끌고 가면서 이 고통을 조금 더 단단히 기억하고 싶었다.

나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저 여자를 위해 다시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윤혜인은 차갑고 무정한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누군가 심장을 움켜쥐는 듯 마음이 괴로웠다.

주훈은 자신의 상사를 대신해서 한 소리 했다.

“사모님, 방금 대표님께서 바닥에 쓰러진 사람이 사모님인 줄 알았을 때 일어나지도 못하셨습니다.”

꾹 참던 윤혜인의 눈은 순식간에 빨개졌다.

그는 지금 화가 나서 해명할 기회도 주지 않는 것이다.

“주 비서님, 병원 가면 어떻게 됐는지 저한테 알려주실 수 있나요?”

주훈이 해서는 안 될 말이었지만 지금 그는 규정 따위 개의치 않고 솔직하게 말했다.

“대표님께서는 진심으로 걱정하셨어요. 이쪽 일 마무리되면 직접 대표님을 보러 오시는 게 제가 전하는 것보다 더 도움이 될 거예요.”

이렇게 말한 후 그는 서둘러 뒤를 따랐고 경호원들은 모두 철수했다.

윤혜인은 구급차 안에서 간단히 외상을 치료한 뒤 경찰서로 가서 진술했다.

송소미가 납치했다는 사실은 분명했기 때문에 윤혜인은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서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몸에 묻은 핏자국을 보며 고민 끝에 일단 옷을 갈아입고 이준혁과 한구운을 만나러 병원에 갔다.

병원에 도착했지만 주훈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참을 수소문한 끝에 이준혁이 치료를 마치고 위층 VIP 병실로 옮겼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마조마하던 윤혜인은 마침내 안도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주훈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고 윤혜인은 황급히 통화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주훈은 지금 만나기 불편하다는 말을 전했고 전화기 너머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며 간간이 이씨 집안 내외의 목소리도 들리는 듯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알겠어요.”

만약 그의 부모님이 계시는 거라면 그녀가 가기 불편한 건 사실이었다.

그녀는 뒤돌아 2층에 있는 한구운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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