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38화

“윤혜인...”

윤혜인은 고개를 돌려 남자에게 물었다.

“오빠, 괜찮아요?”

한구운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입가에는 아직도 피가 고여 있었고 혹시 장기라도 다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괜찮아... 혹시나 잘못되면 우리 부모님 좀 부탁해...”

“그럴 리 없어요!”

윤혜인은 단호하게 말하며 얼굴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오빠 괜찮을 거예요, 괜찮을 거야...”

윤혜인의 머릿속은 아직 멍한 상태였다. 조금 전 지쳐서 몸부림치는 것을 포기하자 송소미의 칼이 그녀의 살갗을 스쳐 지나갔고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한구운이 튀어나와 단숨에 송소미에게 달려들어 아래로 함께 떨어졌다.

윤혜인은 바닥에 흩뿌려진 피를 보며 그도 죽었다는 생각에 무너져 내리기 직전이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몸을 일으키자 다행히 아직 의식을 잃지 않고 누워있는 선배를 보며 윤혜인의 마음은 감사함으로 가득 찼다.

다행히 선배는 죽지 않았지만 자칫 자신 때문에 그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평생 죄책감을 안고 살았을 것이다!

다행이라 여기면서도 여전히 마음이 쿵쾅거렸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늦었어도 얼굴이 일그러진 채 바닥에 누워 있는 사람이 자신이 될 뻔했다.

이준혁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그녀가 연락이 끊긴 순간부터 그의 심장은 단 1초도 긴장을 늦출 틈도 없이 팽팽히 당겨져 있었다.

언뜻 바닥에 쓰러진 사람이 그녀라고 생각했을 때 그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심하게 찢어지는 것 같았고 지금까지도 통증이 느껴졌다.

무사한 그녀의 모습에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대로 그녀를 품에 안고 싶은 걸 얼마나 참았는지 오직 하늘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녀의 눈에는 오직 한구운만 보이는 듯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을 쳐다보지 않았다.

그 순간 이준혁의 심장은 다시 한번 칼에 찔린 듯했고 뼈가 시릴 정도로 차가워졌다.

그는 자신이 여기 서 있는 자체가 그토록 초라하게 우습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