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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바닥에 쓰러진 이준혁은 몇 번을 애를 써도 일어나지 못했다.

다리를 못 쓰는 사람처럼 아무런 힘도 발휘할 수 없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심장마저 멈춘 듯 온몸이 굳어버렸다.

“대표님!”

사람들과 함께 들어온 주훈은 이준혁의 시선을 따라 바닥에 어두운 그림자와 크게 벌어진 피 웅덩이를 보았다.

크고 작은 일들을 많이 봐왔지만 그도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보고는 영혼이 날아갈 것 같았다!

입을 벙긋하던 주훈은 목이 메었다.

“사모님...”

이준혁은 부축하려는 주훈의 손을 뿌리치고 검은 그림자를 가리켰다.

“가... 확인해.”

직접 눈으로 보기 전에 그는 믿지 않을 것이다.

“네!”

주훈은 즉시 앞으로 나아가 어두운 그림자 쪽으로 가서 확인했다.

그러나 사람은 아래를 향한 채 떨어졌고 넘어지면서 심하게 다쳐 여성으로 보이는 형체를 제외하고는 얼굴은 진작 훼손된 상태였다.

바닥에는 커다란 피 웅덩이가 고였고 끈적끈적한 선홍색 피가 뿜어져 나오는 걸 보아 머리가 터진 것 같았다. 그 장면은 너무 끔찍해서 누구도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경호원 한 명이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구토를 했다.

주훈은 몸을 웅크린 채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장신구 같은 것이 있는지 확인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사모님이 맞든 아니든 이대로 놔두는 것도 좋지 않았기에 주훈은 사람을 시켜 검은 천으로 시체를 덮게 했다.

“맞아?”

뒤에서 얼음장처럼 차가운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주훈이 뒤를 돌아보자 어느 틈엔가 이준혁이 다가와 있었다.

그는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대표님, 죄송하지만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준혁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비켜!”

주훈은 그의 의도를 감지했다. 직접 확인하려는 듯했으나 그 형체는 차마 보기 흉했다. 만약 진짜 사모님이라면 이는 평생 그의 악몽이 될 것 같았다.

그가 나서서 말렸다.

“대표님, 차라리 의사의 판단을 기다리시죠. 보기 그렇습니다.”

그는 에둘러 말했다. 현장은 보통 보기 힘든 게 아니라 눈 뜨고 봐줄 수 없는 지경이었다.

선홍색과 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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