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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이준혁이 눈썹을 추켜세우더니 아무 감정 없는 말투로 말했다.

“저것들 치워버려!”

주훈은 저것들이라고 불리는 사람을 쭉 훑어봤다. 제일 소리가 높은 사람은 다름 아닌 몇몇 팬들과 기자, 그리고 임세희와 이진영이었다.

기자회견의 주인공을 치워버린다는 건 기자회견이 끝나는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준혁의 명령이라 주훈은 따를 수밖에 없었다.

주훈이 옆에 선 보디가드에게 손짓하며 움직이라고 사인을 보냈다.

“잠깐만.”

이준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한참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

“일단 좀 지켜보지.”

그가 이 일에 끼어드는 걸 윤혜인이 싫어하니 망정이지 아니면 진짜 더는 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윤혜인이 가지고 있는 카드를 생각하며 이준혁은 최대한 화를 삭였다. 윤혜인이 잘 처리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윤혜인의 수완을 연습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시름이 놓이지 않은 이준혁이 고개를 살짝 돌려 이렇게 말했다.

“보디가드를 혜인이 저쪽으로 더 보내. 누가 손찌검이라도 하면 바로 잡아낼 수 있게 말이야.”

이준혁은 여은의 실력으로 막아내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장에 많은 사람이 몰려 있었기 때문이다.

윤혜인이 뭘 하든 간에 이준혁은 그녀의 안전이 최우위라고 생각했다.

현장에 있는 팬들은 기자의 감언이설에 속아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말해! 벙어리야?”

“파렴치한 여자 같으니. 다른 사람의 남편을 꼬실 때도 이렇게 입을 꾹 다물고 있지는 않았겠지.”

더는 참을 수 없어 엉덩이를 들썩이던 몇몇 팬들은 행동을 보이기도 전에 까만 슈트를 입은 보디가드에 의해 바닥에 제압되고 말았다.

놀란 윤혜인이 보디가드의 눈빛을 따라가 보니 주훈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뒤로 기다란 체구의 이준혁이 보였다. 둘은 뒷문 쪽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찔러넣은 모습이 마치 듬직한 산처럼 안전감을 주었다.

윤혜인이 드디어 입을 열어 반박했다.

“이진영 씨, 제가 남편을 꼬셨다고 했는데 증거 있나요?”

우쭐대던 이진영은 갑작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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