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랬듯이 황소연은 강하랑의 대답도 듣지 않고 말하기 시작했다.이 세상 대부분 사람이 황소연과 비슷한 출신일 것이다. 그녀는 자그마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났고 부모는 대부분 사람이 그렇듯 큰 도시로 일하러 갔다. 그녀와 오빠는 농촌에서 조부모 손에 키워졌다.그녀는 아주 행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부모가 보낸 돈으로 농촌에 새집도 있고, 근처 도시의 고등학교 부근에 집도 마련했다. 그녀와 오빠가 고등학교에 가면 걸어서 등교할 수 있었다.하지만 악몽은 항상 예고 없이 시작된다.돈 좀 벌고 집에 차까지 마련한 다음 그녀의 부모는
그때의 황소연은 아무것도 몰랐다. 그저 감사 인사를 하고 오빠와 손을 잡고 한숙희의 집으로 향했다. 다들 한숙희의 집에서 포커 하는 줄 알고 말이다.설 기간이 되면 주변에 화투 치는 사람도 포커 하는 사람도 많아진다. 그중에서 경찰은 판이 큰 것만 잡았는데, 그런 사람들은 은밀하게 놀아서 잡기가 쉽지 않았다.그녀는 돈을 많이 번 아버지가 더 은밀한 곳에서 포커를 한다고 생각했다. 오빠의 안색이 나빠진 것은 아버지가 하루 종일 포커만 해서 그렇다고 여겼다. 그래서 바보 같이 한마디 했다.“설에만 노는 거잖아. 돈을 너무 많이 쓰
트렁크에 짐을 실은 다음 황소연과 오빠는 뒷좌석에 가서 앉았다. 어머니도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으려고 했다.조수석에는 물건이 잔뜩 놓여 있었다. 어머니가 허리 숙여 정리하려는 순간 아버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뒤에 가서 앉아.”차가운 목소리에는 약간의 짜증이 섞여 있었다. 황소연도 약간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들 정도였으니 어머니는 더 놀랐을 것이다.아버지는 뒤늦게 말투를 바꿔서 다시 말했다.“그 많은 물건을 언제 다 정리해? 추우니까 얼른 뒤에 가서 앉아.”아버지의 변명이 과연 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머니는
황소연은 이 일이 어떻게 해결되었는지 몰랐다. 그저 도시 집에서 나와 다시 할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갚아야 할 돈이 있다는 것만 알았다.그녀는 더 이상 예쁜 옷을 사 입지 못했다. 그녀가 불쌍하다며 남이 가져다준 낡은 옷만 입었다. 자기 딸이 지난해에 산 것인데 얼마 입지 않았다면서 말이다.할머니는 그런 옷을 입지 말고 버리라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옷이 정말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오빠는 학비를 내지 못한 관계로 고등학교에서 퇴학했다. 담임 선생님은 몇 번이나 찾아와서 설득했다. 가정 환경이 안 좋으면
하지만 그녀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그 소년들의 관심은 솔직했고 마치 봄바람과도 같이 수줍게 불어왔다.그들은 안타까웠던 과거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수업에 관련된 지식에 대해서만 물어보았다.종이에 씌어졌었던 글은 둘 사이의 작은 비밀이 되었다. 시험지를 다 쓰고나서 황소연은 모아두었던 쪽지들을 꺼내 그날의 피곤함을 달랬다. 또 교실에 사람이 한두 명밖에 없는 아침에도 몰래 그 쪽지들을 훑어보며 암기를 시작했다.그녀는 자기의 심리상태를 아주 잘 조절했다. 마치 아무 걱정도 없는 아이처럼 말이다.6월이 되자 그녀는 갑자기 정상
게다가 여동생을 위해서 혼수까지 챙겨줘야 했다.동생의 결혼이 동생을 팔아먹는 결혼으로 되게 할 순 없었기 때문이었다.황소연은 그런 오빠의 생각을 몰랐다.그녀는 빚을 이미 다 갚은 줄도 몰랐다. 빚을 다 물었으면 오빠가 그렇게 고생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거의 10년 동안 살아온 가난한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제 와서 조금이라도 대학 생활을 즐기라고 해도 그녀는 감히 그렇게 하지 못할 것이었다.그녀는 공부를 놓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새로운 진로를 찾고 있었다.다른 전공의 대학원 시험을 보는 것 외에 다른 방법
그녀는 이 회사에서 반년 동안 더 머물렀다.하지만 이번에는 바보같이 상사가 시키는 것을 다 하지는 않았다.시간을 내서 쉬는 법을 배웠고 회사의 자원을 빌려 열심히 공부하고 프로젝트를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했다.또래 친구들이 연애하고 일을 하면서 여행을 다닐 때 그녀는 항상 시간을 쪼개 썼다.프로젝트의 상금이 나왔을 때 그녀는 마침내 약간의 기쁨을 느꼈다.비록 대부분의 돈은 대표님께 바쳐야 했지만 그녀는 정말 운이 따라주지 않는 사람이었기에 뜻대로 되는 일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었다.그녀는 1년 동안
상사에게 자기의 가정환경을 알려주는 자신의 약점을 상사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았다.그녀의 상황을 알게 된 상사는 소위 '너 잘돼달라고 그래'라는 핑계로 힘들고 더러운 일들을 모두 그녀에게 맡겼다.돈을 주기는 했지만 아주 적었다.첫 직장에 다녔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모든 일은 다 그녀가 하면서 돈과 공로는 상사의 몫인 셈이었다. 그리고 그녀에게는 조금만 나눠주었다.그녀는 결국 과로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출근하던 중 그녀가 갑자기 쓰러진 것에 놀란 상사는 정신을 차린 듯 며칠 동안 그녀의 안부를 물었다.최근 언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