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임무를 수행하게 위해 H국 내부에는 일반 시민들에게 일반적인 은행 업무를 제공하지 않는 특수 은행들이 여럿 존재한다. 이런 특수 은행에 대해서 일반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하지만 X시의 명문가들에게는 수출입은행과 국가 발전은행은 그리 생소한 기관들이 아니다.SH은행은 주로 H국 내에서 다른 나라와 지역에 대한 대출 업무를 담당하는데, 이는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고 지정학적 이점을 확보하기 위한 국가 금융 은행의 역할을 한다. 주로 다른 국가에 자금을 대출하는 업무를 전문으로 한다.그리고 H국 산업 은행은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는 은행이다. 이 은행의 업무는 더욱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그 권한도 상응하게 더 크다.특히 외환 보유 권한을 가지고 있어 일부 Y은행의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몇 안 되는 특수 은행 중에서 산업 은행은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따라서 이진기와 하문혁의 통화는 영상 통화에 참석한 모든 이들을 안심시켜 주었다.물론 이들도 이진기가 지방, GJ시 쪽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태도나 계획이 나오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었던 상태였다. 그러나 이제 보증을 해주었으니 더 이상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알겠습니다, 문혁 책임자님. 그럼 제 지시를 기다려 주세요.”이진기는 말을 마치고 일단 전화를 끊은 뒤 비디오 속 X시의 선배님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이제 안심이 되십니까?]그러자 표치수가 웃으며 말했다. “진기 씨, 사실 우리가 당신을 믿지 않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큰 일은 좀 더 신중을 기할수록 좋잖아요? 맞죠?”이진기가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죠. 저도 여러분들의 걱정을 이해하는 바입니다. 사실 제가 직접 X시에 가서 여러 선배님들을 만나 뵙고 조언을 듣는 게 맞았을 텐데요. 하지만 세속적인 일에 얽매여 제대로 된 시간을 갖지 못했고, 우리의 적들도 우리에게 휴식을 주려 하지 않아서, 많은 일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선배님들, 부디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이
흰머리수리는 M국의 국조로서, M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흔히 여겨진다. 따라서 이진기가 이번 작전의 이름을 독수리 사냥으로 정한 것은 이진기의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준다. 이진기는 월가나 퀀텀펀드와 이미 충분히 오랜 시간 얽혀 있었기 때문에, 이번이 최종 승부를 가를 결전이 될 것임을 잘 알고 있었다. 이진기가 명령을 내린 지 1분도 채 되지 않아, 진해시와 X시에서 동시에 발행된 총 1600억 달러가 대서양을 건너 M국의 서브프라임 시장으로 쇄도했다. 당시 서브프라임 시장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었고, 반등하는 분위기에 젖어 있었기에 이진기의 재공격을 모두 예상치 못했다. 이번 공격의 위력은 모두의 상상을 초월했다. 서구 특히 M국의 금융시장에서는 상승과 하락을 나타내는 색이 국내와는 반대다. 국내에서는 빨간색이 상승, 초록색이 하락을 의미한다. 그러나 M국에서는 초록색이 상승, 빨간색이 하락을 의미한다. 이 1600억 달러가 서브프라임 시장에 짐승처럼 돌진하자, 시장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렸다. 1초전에는 초록색이었지만 1초 후에는 모든 숫자가 피의 붉은색으로 변해 하락했다. 그리고 하락폭은 점점 커져만 갔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대량 매입하던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였다. 이 두 회사의 지분은 순식간에 크게 줄어들었다. 가장 큰 손실을 본 것은 시장 회복을 보고 뒤늦게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이었다. 이렇게 큰 자본의 대결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사실상 희생양에 불과했고, 잘못된 선택을 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예를 들어 이번에 1600억 달러가 시장에 들어와 매도하면서, 서브프라임 시장의 지수는 500포인트나 급락했으며, 이는 시장 개장 이래 최악의 주식 대재앙으로 불릴 만했다. 급격한 하락 속에서,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마치 벼랑 끝에 선 개미처럼, 발 아래의 거대한 바위가 굴러 떨어져도, 절망적인 비명을 질러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사후 추정
양측이 현재의 가격선에서 잠시 안정을 찾았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려 하고 있으나, 결국은 어느 쪽도 상대방을 제압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자금은 마치 수도꼭지에서 물이 터지듯 미친듯이 쏟아졌다. 내 주문을 너가 삼키고, 너의 주문을 내가 소화한다 고나 할까. 이진기가 이전에 말했듯이, 이런 규모의 자금이 일단 충돌하면 아무리 화려한 기술적 조작도 의미가 없다. 남은 것은 누가 더 탄탄한 자금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는 것뿐이다. “추가로, 200억 달러.” 이진기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가격을 좀더 낮추세요. 현재의 교착 상태를 반드시 깨야 합니다.”“하지만 이렇게 하면 우리의 예비 자금이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도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진기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지금은 그런 걸 고려할 시간이 없습니다. 현재 서브프라임 시장은 마치 당황한 닭장과 같습니다. 닭들은 공포에 질려 있죠. 우리는 이들의 내면의 공포를 자극해야만 닭장을 뒤집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황이 교착될수록 우리에게 불리합니다.” 맹유훈은 한숨을 쉬며 머리를 끄덕였다. 맹유훈도 이진기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했다. 이윽고 200억 달러가 시장에 투입되었다. 이 200억 달러는 겨우 균형을 유지하던 저울에 마지막 작은 추처럼, 비록 작은 무게 변화일지라도 전체 시장의 추세를 한세븐 펀드 쪽으로 기울게 만들었다. 돈을 태운다. 이게 바로 진짜 돈을 태우는 것이다. 아니, 이진기가 지금 돈을 쓰는 속도는 돈을 진짜로 태우는 것보다도 빨랐다. 매 초마다 수십억 단위의 자금이 흘러 나가고 있었다. 1억 달러의 현금을 태우려 해도 몇 시간이 걸릴 것일 텐데, 이 돈을 사용하는 효과는 즉각적이었다. 원래 혼란스러웠던 서브프라임 시장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고, 이 혼란 속에서 자금은 이익을 추구하고 위험을 회피하는 본능적인 선택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이 자금들이 철수하기 시작하면, 현재 시장을 지지하고 있
“사장님.” 로저스의 사무실 문이 열리고, 팀 중 한 관리자가 연기로 자욱한 방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뿌연 연기로 인해 하마터면 로저스를 찾지 못할 뻔했다. 이윽고 로저스에게 다가간 관리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한세븐 펀드가 다시 2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했습니다. 이제 시장의 신뢰도가 붕괴될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 분석에 따르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투입해야 할 자금은 한세븐 펀드가 투자한 총 자금의 두 배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대로 가면 우리 자금은 곧 바닥날 것입니다.”로저스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내려놓고, 충혈된 눈으로 관리자를 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주식 시장에 있는 자금을 계속 철수시켜, 서브프라임 시장에 투입해.”관리자는 주저하며 말했다. “하지만 주식 시장에서의 절대적 자금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이사장님이 특별히 지시한 바입니다. 만약 이것이 이진기의 함정이라면, 우리가 주식 시장에서 철수하면 서브프라임 시장의 변동성이 즉시 주식 시장의 하락을 이끌 것이고, 손실도 막대할 것입니다.”쾅-로저스는 사무실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리고는 일어서서 분노를 터뜨리며 소리쳤다. “그럼 어떻게 하라고? 응? 지금 상대는 공격 중이고 우리는 방어 중인데, 게다가 저런 저주받을 자본가들은 왜 이런 때에 도망치고 있는 거지? 그들이 뭘 기다리고 있는지는 너도 알잖아? 우리나 이진기나 한 명이 죽기를 기다리는 거겠지. 그 다음 기회를 틈타 이익을 보려고 지금 도망치는 거잖아. 이 단순한 사람들은 대체 전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자본가들... 로저스가 분노로 외친 그 말을 들은 관리자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그러나 이 중요한 순간에, 관리자는 말실수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관리자는 로저스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한 마디라도 잘못 말하면. 로저스의 분노가 곧장 관리자에게 향할 것이다.이윽고 로저스는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몇 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
그 순간, 이진기가 매도 포지션을 강화하면서, 간신히 회복되기 시작한 서브프라임 시장의 신뢰가 다시 붕괴되기 시작했다. 증권 시장에서 자금을 철수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시장은 로저스에게 시간을 전혀 주지 않았다. 이를 생각하며, 로저스가 전화기를 들었다. “홀딩스 주식회사 이사장 연결해줘.”[죄송합니다. 이사장님은 현재 긴급 회의 중이어서 통화가 불가능합니다. 이사장님께서 돌아온 후에 로저스 사장님께서 통화를 요청하셨다고 전달해 드릴까요?]이 말을 들은 로저스는 화를 꾹 참으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 한 통하는 시간 동안, 로저스가 다시 화면을 볼 때 시장 상황은 눈사태처럼 빠르게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 붕괴 속도는 주식 시장 붕괴 속도보다도 빨랐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로저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이때, 사무실 문이 부딪히며 열렸다. 방금 전에 나간 관리자가 창백한 얼굴로 로저스에게 보고했다.“로저스 사장님, 방금 전국 최대의 부동산 투자 신탁 회사인 국민창고가 회사 내의 부실 신용 대출을 전면 정리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대출 신청은 받지 않는다고 공표했습니다. 이미 실행된 대출에 대해서도 점차적으로 자금을 회수해, 회사가 서브프라임 시장에 투자한 자금을 정리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공표했습니다.”이 말을 들은 로저스는 가슴이 답답해졌고 눈앞이 캄캄해 났다. 로저스는 비틀거리며 의자에 앉았으나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에 이를 꽉 악물고만 있었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결국 벌어졌네. 서브프라임 시장 리스크는 너무나 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연쇄 반응이 일어나니까. 만약 이번에 우리가 패배한다면, 그것은 이진기가 우리를 이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발등을 찍은 거야.”“그런데 로저스 사장님, 이사장님과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어떻게 할까요?”관리자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며 급하게 말했다. “시장이 이미 이 소식에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관과 개인 투
퀀텀펀드가 후퇴를 선택했다는 것은, M국 서브프라임 시장의 매입 세력이 첫 번째 단계의 결전에서 패배를 인정했음을 의미한다.매수와 매도의 대결은 번개처럼 시작되어 번개처럼 끝났다. 사후에 사람들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첫 번째 결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단 하루도 채 안 되는 6시간 동안 지속되었다고 한다.그러나 6시간 동안, 양측의 자금 대결 규모는 이미 1천억 달러에 달했고, 이로 인한 자금 변동은 더욱 확대되어 1조 달러 규모에 이르렀다.단 1시간 동안의 자금 대결만으로도 증발된 재산은 수십만 명이 사는 아프리카의 가난한 국가들을 순식간에 모두 중산층으로 변모할 수 있을 정도였다. 금융 전쟁은 바로 이렇게 과장되고 무서운 것이다.한세븐 펀드가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전혀 예고 없이 공격을 시작해, M국 북미의 주요 주들과 협력을 펼치기까지, 그리고 서브프라임 시장이 순식간에 붕괴되기까지.이어 퀀텀펀드와 홀딩스 주식회사가 시장 구제에 나서면서 시장은 다시 회복되었고, 한세븐 펀드는 후퇴하였다.그 후 한세븐 펀드가 반격을 시작하였고, M국 최대의 부동산 자산 신탁사가 투자 철회 공고를 발표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하였다. 퀀텀펀드는 대세를 돌이킬 수 없음을 인정하고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이 모든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듯했다. 결국, 시장은 매도 세력의 축제로 변했다. 마찬가지로, 한세븐 펀드의 축제이기도 했다.“대박, 대박!”위현은 마감 시간에 사무실 의자에 올라서며 자신의 재킷을 손으로 휘두르며 광란의 함성을 질렀다. 위현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첫 번째 승리를 축하하며 환호하고 포옹하고 있었다.한편, 지휘실 유리 뒤에 서 있는 이진기는 팔짱을 낀 채 팀의 환호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이 사람들, 정말 오랫동안 억눌려 있었나 보군.”이때, 진 잭이 이진기 곁으로 다가와 흥분한 눈빛으로 반짝거리며 말했다. “하지만 진기 대표, 지금은 아직 첫 번째 단계의 승리일 뿐이야. 그리고 홀딩스 주식회사와 연X 준비은행, M국
곽안우가 이 말을 하자 이진기는 곽안우의 목을 끌어안고 단호하게 말했다.“편견 없이 사람을 봐야 해. 지금 맹유훈은 우리 편이야. 그리고 맹유훈은 너보다 아이디어가 많으니 맹유훈의 말을 새겨듣는 게 좋을 거야. 손해 볼 거 없잖아?”이진기의 말을 들은 곽안우는 여전히 좀 불편해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알았어, 잔소리 좀 하지 마.”그러자 이진기는 웃음을 터트리며 맹유훈에게 돌아서서 말했다. “곽안우는 항상 이런 식이예요. 도련님의 성깔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러니 맹유훈 씨가 좀 더 참아야 할 수도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저하고 상의하고요. 곽안우는 신경 쓰지 마세요.”맹유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도련님을 모셔본 경험이 있으니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저를 허웅이랑 비교하지 마시죠?”곽안우가 불만을 표했다.이윽고 두 사람이 투닥거리며 멀어져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진기는 갑자기 이 둘이 어느 정도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비록 시장이 마감되었지만, 이진기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후속으로 처리해야할 안건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었고, 만나야 할 사람들도 많았다.연이어 30시간 이상을 꼬박 지새운 이진기는 그제야 어지럼증을 느끼며 머리를 흔들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하는 찰나, 지휘센터 입구에서 김나희가 가방 하나를 들고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진해 거래센터에서 이곳의 보안 등급은 하나의 보탬도 없이 몇몇 중요한 군사기지 다음으로 엄격했으며, 특수성 때문에 근처에는 실제로 무장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회사 내부에는 민간 경호원부터 정부 경호원까지, 공공연히 감시할 뿐만 아니라 비밀리에서도 감시하고 있었다. 만약 미리 허가를 받지 않는다면, 아무도 이곳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다.그러나 모든 제도에는 예외가 있는 법, 그건 바로 김나희였다. 진희 그룹 내부에서 누구나 알듯 김나희는 명목상으로는 재무이사지만 실제로는 대표의 아내이다. 그러니 김나희가 갈 수 없는 곳은 없었다.심지어 진희
“피곤하진 않았어?”김나희가 이진기 앞으로 다가가며 부드럽게 물었다.예전과 마찬가지로, 무슨 일이 생기든 이진기가 제대로 쉬지 않고 제 시간에 식사를 하지 않아도 김나희는 이진기를 탓하지 않았다. 또한, 바쁜 이진기를 잠깐 볼때마다 부드럽고 따뜻하게 말했다.“괜찮아.”이진기는 김나희의 손을 잡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 의자에 앉은 이진기는 김나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 턱을 김나희의 어깨에 기대였다.김나희의 매력적인 향기와 포근함을 느끼며, 이진기는 그제야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았다.“결과는 좋았어.”이러한 친밀한 자세는 보통 연인이나 부부 사이에서만 나눌 수 있다. 한편, 이진기의 이러한 행동에 김나희는 이진기가 침대에서 자신을 괴롭힐 때가 떠올랐다. 오랜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김나희는 어린애처럼 수줍어했다.이윽고 김나희는 이진기 무릎 위에서 일어나 도시락 가방에서 아주 세련된 도시락 상자를 꺼내 이진기 앞에 놓았다.“제대로 식사한 적 없지?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 고칼로리 음식은 적합하지 않아. 그래서 가볍게 먹으라고 죽을 준비했어. 죽 먼저 먹고 집에 같이 가서 푹 쉬자. 거절은 안 돼!”김나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건강이 최고의 보배라고 하잖아. 물론 지금은 젊어서 힘든 걸 별로 느끼지 못할 거야. 하지만 10년, 20년 후, 너가 40, 50이 되었을 때, 다른 사람들은 건강한데 너만 아프게 되면, 사업을 하는 의미가 없잖아.”그러자 이진기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 알았어, 알았어, 네 말 들을 게. 죽 좀 줘. 지금 바로 먹을 게.”이진기가 김나희의 사랑 가득한 도시락을 먹는 동안, 오늘 있었던 일로 금융계가 들끓었다.전 세계의 금융 미디어들은 오늘 M국 서브프라임 시장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을 보도하고 있었다. 금융 미디어뿐만 아니라 모든 주요 미디어도 일부 자원과 시간을 할애하여 이 사건을 보도했으며,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대부분 사람들이 서브프라임 시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