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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그래서 C시의 벤틀리 매장은 손님이 거의 없을 정도로 썰렁했다.

이진기와 김나희가 도착하자 몇몇 딜러의 관심을 끌었지만, 두 사람은 젊은 사람인 걸 발견한 후 대부분 안내하러 오기를 귀찮아했다.

소나타 한 대도 일반인이 소비하기 어려운 수준인데 하물며 수억 원대의 벤틀리라니?

이진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문에 들어서자마자 자신이 오랫동안 좋아했던 벤틀리 뮬산이 눈에 들어왔다.

벤틀리나 롤스로이스와 같은 고급차의 장점은 바로 디자인이 영원히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벤틀리는 20년 후의 벤틀리도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

변하지 않는 클래식한 원통 전조등 조형, 패기가 넘치는 흡기 그릴, 그리고 존귀와 부를 대표하는 두 날개로 된 벤틀리 로고.

이런 상징적인 대표 디자인 언어는 모든 남자들로 하여금 잊지 못하게 할 것이다.

“안녕하세요, 두 분 혹시 이 뮬산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

쭈뼛쭈뼛하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

이진기는 고개를 돌려 보았는데, 딜러 복장을 한 여성이었다. 딱 보기에도 앳돼보였고 손에는 대걸레를 들고 청소를 하고 있었다.

멀지 않은 곳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몇 명의 다른 딜러들을 보고서 이진기는 바로 이 어린 직원은 새로 왔는데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네, 한 번 보려고요.”

이진기가 대답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여직원이 비꼬며 말했다.

“전수영, 딜러가 되려면 눈썰미도 좀 있어야 하는 거 몰라? 너랑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벤틀리를 살 수 있겠어?”

전수영이라는 직원은 얼굴을 붉어졌지만 용기를 내어 말했다.

“구매하는 거랑 상관없이 손님에게 안내해 드려야죠.”

“멍청이.”

또 여직원이 비웃으며 무례하게 말했다.

“촌년은 어쩔 수 없다니까, 우리 같이 도시에서만 산 사람과 어떻게 비교할 수가 있겠어, 하여든 멍청해.”

그 직원의 말이 웃긴다는 듯 다른 직원들도 같이 웃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는 비웃는 소리를 들으며 전수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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