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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2장

”아니야. 하 소주, 무슨 그런 말을 하고 그래?!”

하구봉의 입꼬리가 불안하게 흔들리더니 잠시 후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가 입을 열었다.

“당신은 항도 하 씨 가문 소주야. 당신은 언제든지 우리 항도 하 씨 가문 2세대들을 통솔할 수 있어.”

“내가 여기 일 다 처리되고 나면 직접 가서 보고하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하 소주가 이렇게 빨리 소식을 듣고 먼저 찾아올 줄은 몰랐지 뭐야.”

“이렇게 하자고. 문주한테 우선 이 일을 보고한 후에 내가 직접 가서 자세히 설명하는 걸로, 어때?”

하구봉이 의도한 듯 무심코 문주라는 말을 꺼내자 하구천의 얼굴에 야릇한 미소가 감돌았다.

그는 앞으로 나와 하구봉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구봉아, 잊지 마.”

“난 너의 소주일 뿐만 아니라 너의 사촌 형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엔 내가 소식이 빨랐던 게 아니라 네가 보안을 잘 지킨 거야.”

“섬나라에 가서 이렇게 위험한 일을 하는데 왜 사촌 형인 나한테 미리 말을 하지 않았어?”

“내가 너와 함께 갈 수는 없어도 네 신변 보호를 위해서 적어도 고수 몇 명은 보내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안 그래?”

“혹시 구봉이 너 날 경계하고 있는 거야?”

“네가 한 공로를 내가 가로채기라도 할까 봐 두려워서...”

“왜냐하면 너도 원하기 때문에? 저 높은 자리를 말이야...”

‘저 높은 자리'라는 말을 내뱉었을 때 하구천의 표정은 음흉하기 짝이 없었다.

하구봉은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

하현 앞에서는 상석을 노리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을 직접 거론하고 있는 하구천 앞에서는 절대로 하현 앞에서처럼 행동할 수 없었다.

“보아하니 하현도 지금 네 곁에 서 있군.”

“만약 네가 상석에 오르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왜 하현이 네 곁에 서 있겠어?”

“어쨌든 하현이 이번에 항성과 도성에 온 것은 내 자리를 노린 것이니까.”

하구봉의 안색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졌을 때 하구천은 입꼬리를 말아올리며 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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