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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6장

하구천이 떠난 그 시각, 하현은 최영하가 준비해 놓은 차에 타고 있었다.

그는 우선 잠시 쉴 곳을 찾은 다음 한숨 돌리면서 노부인의 출국 명령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해 보기로 했다.

하지만 차의 시동이 걸리자마자 하구봉이 헐레벌떡 달려와 하현이 탄 차를 두드리며 조용히 말했다.

“하현, 아버지가 당신을 찾아.”

하현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말했다.

“왜 날 찾으시는 거지?”

하현은 하문천과 몇 번 만난 적은 있었지만 여전히 서로 떨떠름하고 달갑지 않은 사이였다.

게다가 지금 굳이 두 사람이 만나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아버지께서 어젯밤 일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 하셔.”

“그리고 당신한테 무슨 도움이 될 만한 일이 없을까 물어보려고 찾으시는 거야.”

“도움이 필요하다면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서 도와주실 거야.”

“그래서 지금 꼭 만났으면 하셔...”

하구봉의 표정에 다소 떨떠름해하는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

자신의 아버지가 하현에게 이렇게 예의를 차려 대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하구봉의 말을 들은 하현은 오히려 약간 흥미로운 듯 입꼬리를 살짝 끌어올렸다.

최영하에게 먼저 가라고 손을 흔든 하현은 하구봉이 준비한 차에 올라탔다.

...

30분 후.

차량 행렬이 항성 중심부 번화한 곳에 자리잡은 건물 앞에 도착했다.

건물 자체는 큰 편이 아니었지만 위치가 상당히 좋았다.

항성 중심부로 주위는 떠들썩하고 화려했지만 안쪽으로 들어오자 다른 세상처럼 차분하고 안정된 곳이었다.

항성 중심부 금싸라기 같은 곳에 이런 땅을 차지하고 저택을 지었다는 것 자체가 하문천의 재력과 능력을 말해주었다.

하현은 중심부의 고층 빌딩들을 바라보는 작은 테라스 위에서 서 있는 하문천을 보았다.

상인 기질이 강한 하문천은 당나라 복장으로 말끔하게 갈아입은 뒤 직접 차를 우리고 있었다.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자 하문천은 돌아서서 하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일어섰다.

“하현, 지난번 만났을 땐 내가 실례가 많았어. 부디 괘념치 마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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