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무는 감히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그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말했다.“다음에 또 이런 식으로 사람을 속이고 내 앞을 가로막아 섰다가는 산 채로 돌아가지 못할 거야!”“아,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성경무는 마침내 허연 얼굴은 들어 고개를 끄덕이며 공손하게 대답했다.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모두가 몸이 굳은 채 넋을 놓고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았다.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성원효는 어안이 벙벙하다 못해 정신이 나간 모습이었다.하현이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며 매서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했지! 당신 둘째 숙부가 와도 당신은 날 넘어서지 못할 거라고!”“둘째 숙부한테 한번 물어봐. 왜? 무서워서 못 물어보겠어?”성원효는 입이 바싹바싹 말랐다.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당당한 성 씨 가문 어른이자 무성 경찰서 이인자인 자신의 숙부가 지금 하현 앞에서 무릎을 꿇고 뺨을 맞았으니 성원효가 무슨 말을 어떻게 더 할 수 있겠는가?이번에 완전히 체면을 구겨 버린 것이다.하현은 휴지를 꺼내 두 손을 닦은 후 단호한 표정으로 성경무를 바라보며 말했다.“사람을 풀어주는 일은, 그래 알았어. 당신이 풀어주지 않겠다고 했으니 더는 따지지 않겠어.”“하지만 당신 조카가 날 괴롭히는 건 참을 수 있어. 그는 내 처제를 욕보이려고 했어.”“이 일을 어떻게 할 거야?”뭐?!하현의 처제를 감히 욕보이려 했다고?!순간 성경무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것 같았다.성원효는 완전히 성경무의 체면을 걷어찬 것이었다.스스로의 잘못으로 일이 이렇게 되었으면 자기나 죽을 것이지 감히 자신을 끌어들여?이 자식이 용 씨 가문의 체면도 박살 내더니 이제는 성 씨 가문의 체면까지 박살 내려고 하는 것인가?가장 큰 문제는 눈앞에 있는 하현이라는 인물은 불의 앞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그러자 성경무는 영리하게 머리를 굴리며 몸을 부르르 떨면서 소리쳤다.
성원효의 마음속엔 순간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둘째 숙부는 무성 경찰서 이인자다!이렇게 높은 신분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 왜 하현을 두려워해야 하는가?게다가 그들 뒤에는 용천오가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하현이 능력이 좀 있다손 치더라도 그게 대수인가!그의 비위까지 맞출 필요는 없다!감히 성 씨 가문의 체면을 뭉개버리겠다는 것인가!이 일이 일단 알려진다면 앞으로 성 씨 가문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니겠는가?둘째 숙부가 두려워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성원효 자신도 반드시 두려워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는가!어쨌든 그는 만약을 대비해 용 씨 가문 고수들을 불러들인 터였다.“아직도 이놈이!”성경무는 잠자코 서 있는 성원효를 보고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또 한 번 성원효의 뺨을 휘둘렀다.“얼른 무릎 꿇어!”“하현에게 얼른 사과하라고!”성원효는 얼굴을 가린 채 비틀거리며 말했다.“난 무릎 꿇지 않을 거예요.”퍽!성경무는 또 한 번 성원효의 따귀를 때렸다.“아직도 네 잘못을 모르겠니?”퍽!“내 앞에서 아직도 머리를 빳빳이 세워?!”퍽!“이래도 못 알아듣겠니?!”퍽!“성원효! 정말 죽고 싶어?!”성경무는 손바닥을 뒤흔들며 계속 눈짓을 보냈고 제발 성원효가 눈치를 채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다.“둘째 숙부!”성원효는 너무 많이 맞아 붉어진 얼굴을 하고는 악에 받쳐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그만!”“하 씨 저놈이 무슨 힘이 있다고 자꾸 이러시는 거예요?!”“왜 그렇게 겁을 먹고 이러시냐구요?”“이놈이 어떤 신분이든 여기는 무성이라고요! 무성!”“숙부님, 잊지 마세요. 저는 성 씨 가문 장남이에요!”“내 뒤에는 용 씨 가문이 버티고 있고 내 누나는 용 씨 가문 사람이 되었어요. 내 매형이 용 씨 가문 실세라고요!”“용문의 고수들은 나와 호형호제하는 사이구요!”“황금궁 문턱도 다 밟아본 사람이에요, 내가!”“나 같은 사람이 사과를 해요? 그것도 무
”너너너너!”성경무는 화가 나서 성원효를 불같이 노려보며 말했다.“이 짐승 같은 놈아!”“나도 이제 몰라! 상관하지 않겠다!”성원효는 냉소를 띠며 말했다.“상관? 지금까지 뭘 얼마나 봐주셨길래 이제 와 상관하지 않겠다는 거예요?”“숙부님은 무릎을 꿇고 내 뺨을 때리고 우리 성 씨 집안 망신만 시켰잖아요. 이제 당신은 내 숙부도 아니에요!”“가문의 문주에게 말해서 당신을 가문에서 내쫓을 겁니다!”“날 도와달라고 부른 거지 집안 망신을 시키라고 부른 게 아니라고요!”호기롭게 말했지만 정작 말하고 보니 성원효는 약간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러다 다짜고짜 그는 하현을 가리켰다.“하 씨! 난 당신이 하나도 두렵지 않아!”“당신은 곧 끝장날 거야!”“두고 봐. 내 스승님!”“용문 집법당의 부당주 용호태가 곧 올 거야!”“재주가 있으면 이번에도 마음대로 날뛰어 보시지!”성원효의 스승님?아직도 그 자리에 앉아 있는 용문 집법당 4대 부당주 중 하나인 용호태?용문 집법당의 당주였던 용오행이 항성과 도성에서 쫓겨난 후 베일에 휩싸인 새로운 당주가 자리에 앉았지만 한 번도 무성에 오지 않았다.따라서 현재 용문 집법당 4대 부당주 중 한 명인 용호태가 전반적인 상황을 장악하고 있었다.현재 4대 부당주 자리에 3개나 공석이었다.새로운 당주가 아직 보직을 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상황이 이러니 용호태는 용문 집법당에서 대세를 관장하는 유일한 사람이 되었다.쉽게 말해 용호태는 용문 내부에서 지위가 상당히 높고 권세도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용문주와 신임 당주가 나서지 않는 이상 장로회의 장로들조차도 용호태의 비위를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이것은 용호태가 성경무보다 훨씬 더 세력이 강한 인물이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용호태가 온다는 말에 성경무는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일이 참 어렵게 꼬여 가고 있었다.용문 집법당 부당주에게 자기 편을 들어 달라고 했단 말인가?성원효 이놈은
이를 보던 여자들의 얼굴에는 또다시 득의양양한 꽃이 피기 시작했다.그들은 팔짱을 낀 채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한껏 치켜들고는 하현을 노려보았다.용호태 같은 거물이 하현 같은 외지인을 가만히 놔두겠는가?하현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가득한 사람들 틈에 오직 조남헌만이 그들을 비꼬는 얼굴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지금 용문 집법당 당주 앞에서 부당주를 내세워 비교하는 건가?코미디가 따로 없었다!하현도 무덤덤한 기색으로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그는 오늘 이런 뜻밖의 볼거리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원래는 시간을 내어서 집법당의 일을 해결하려고 했었다.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제 발로 대세를 주관하고 있는 부당주가 왔으니 이참에 차차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붕!”몇 분 후 렉서스 LX570 몇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기고만장하게 군중 속으로 파고들어 성원효 일행 앞에 위용을 드러내었다.곧이어 문이 열리고 두루마기를 입은 서른여섯 명의 남자가 문을 박차고 내렸다.그들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숙연했고 눈빛은 칼날 같았다.동작 하나하나에 기개가 넘쳐흘렀고 관자놀이를 관통하는 핏줄이 우뚝 솟아 무도 고수의 기품을 뿜어내었다!그때 사람들을 헤치고 180센티미터에 육박하는 혈색 좋은 백발 남자가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왔다.위엄 서린 남자의 표정에는 상석에 앉은 사람으로서의 아우라가 절로 느껴졌다.정말로 그가 왔다!현재 용문 집법당의 모든 일을 관장하고 있는 용호태였다!많은 사람들은 얼른 핸드폰을 꺼내 용문 사이트를 들어가서 이 남자가 바로 전설 속의 용호태라는 것을 알아보았다.정말로 그가 나타났다.진정한 거물이 등장한 것이다!성원효는 역시 무시하지 못할 인물이었다.이런 거물을 단번에 모셔오다니!스승과 제자의 정이 상당히 두텁다고 볼 수도 있었다.성경무의 얼굴은 점점 더 흙빛으로 변해갔다.오늘 무성이 한 번 제대로 뒤집어질 것 같았다.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눈
용호태는 뒷짐을 지고 느긋하게 걸어왔다.그는 일이 있어서 용천오에게 가려고 했는데 마침 문을 나서자마자 성원효한테 연락이 와서 여기를 온 것이었다.성원효는 어쨌든 용 씨 가문 외척이었고 게다가 스승인 자신에게 예를 다한 학생이었다.용호태는 결국 그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이었다.패기무쌍한 스승님의 모습을 본 성원효는 억울한 표정으로 하현을 가리키며 말했다.“스승님, 바로 저놈입니다. 저를 괴롭힌 놈이!”“능력 좀 있고 인맥 좀 넓다고 아주 그냥 사람을 마구 괴롭혀요!”“개자식!”시퍼렇게 멍이 들고 퉁퉁 부어오른 성원효의 얼굴을 보자 용호태의 안색을 새까맣게 변했다.성원효는 오만방자하기가 이를 데 없는 제자였다.지금까지 남을 괴롭혀만 했었지 언제 그가 이렇게 남에게 괴롭힘을 당했겠는가?이 모습을 보자 용호태는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게다가 둘째 숙부도 나쁜 사람이에요. 저보고 글쎄 저 외지인한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잖아요!”성원효는 계속해서 입을 열었다.방금 그를 때린 하현의 손찌검은 그에게 있어서는 평생의 수치이자 잊지 못할 모욕이었다!“퍽!”성원효가 털어놓는 말에 용호태는 그대로 날아서 성경무를 걷어차 바닥에 쓰러뜨렸다.성경무가 무슨 말을 하기도 전에 용문 집법당 제자가 앞으로 나와 성경무의 얼굴에 발길질을 마구 해댔다.‘악'소리가 처절하게 울려 퍼졌고 무성 경찰서 이인자 성경무는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온몸을 벌벌 떨었다.네다섯 명의 예닐곱 개의 발이 성경무의 얼굴과 몸을 사정없이 짓밟았다.그들은 무성 경찰서 이인자라는 그의 신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성경무는 반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결국은 용호태의 신분으로 성경무를 누를 수 있기 때문이었다!성경무는 머리를 감싸 쥐며 사정없이 몰아치는 주먹과 발길질을 감내할 수밖에 없었다.무성 경찰서 이인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코와 얼굴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이 개자식!”“그렇게 오
”알 필요도 없고 물어볼 필요도 없어.”용호태는 두 손을 뒷짐지고 앞으로 걸어 나오며 하현에게 차가운 눈빛을 보냈다.“한 가지만 알아두면 돼. 당신이 내 제자를 건드렸다는 거.”“내 집법당 사람들을 건드렸다는 거!”옆에서 성원효가 끼어들며 말했다.“스승님, 방금 저 자식이 스승님을 가만히 안 둘 거라고 했어요!”다른 일행들도 덩달아 거들며 한마디씩 했다.“맞아요. 방금 저놈이 그렇게 말했어요.”“이 자식은 스승님을 아주 무시하고 있다구요!”“스승님을 안중에도 여기지 않고 있어요!”“스승님, 봐주지 말고 저놈을 밟아 주십시오!”“어? 날 가만히 안 두겠다고?”“게다가 우리 무성에서?”용호태는 껄껄 웃으며 말했다.“아니 겁도 없이 그런 말을 했다고? 오늘 내가 당신을 가만두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나답지 않은 것이지!”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이제 나랑 이치를 따질 준비가 된 거야?”“이치?”용호태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무성에서는 주먹이 곧 이치야.”“멍청한 놈! 아무리 이치가 있어도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지 않으면 소용없어!”“내 말 못 믿겠으면 이 망할 놈한테 물어봐. 감히 나와 이치를 따질 수 있는 것인지!”용호태는 오만방자하고 싸늘한 눈빛으로 땅바닥에 널브러진 성경무를 가리켰다.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말했다.“보아하니 이치를 따지기는커녕 그냥 날 칠 기세군, 안 그래?”“맞아. 내가 오늘 여기에 온 건 바로 당신 때문이거든.”“지금 당장 어서 무릎 꿇고 잘못을 인정해. 성원효한테 당신이 한 잘못에 대해 죗값을 톡톡히 치른다면 목숨만은 살려 두지!”용호태의 표정은 음흉하고 포악스럽기 그지없었다.“오늘 당신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 당신 가족뿐만 아니라 당신의 선대 조상들까지 모두 벌을 받게 될 거야.”“선대 조상들의 무덤을 파헤쳐 뼛가루를 천지사방에 뿌려버릴 거니까!”용호태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서늘한 기운이 가득 서려 있었다.그는
모든 사람들이 하현을 바라보며 숨죽이고 있을 때였다.사람들의 눈에 깜짝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하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성원효의 뺨을 휘갈긴 것이다!“퍽!”하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성원효는 손쓸 겨를도 없이 뺨이 얼얼해졌다.“생각이나 하고 말해!”“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무릎을 꿇으라 마라야?”하현은 얼굴이 날아간 성원효를 보며 비아냥거리며 말했다.“스승님!”성원효는 땅에 엎어진 채 얼굴을 가리며 피를 내뿜었다.토해낸 핏덩이 안에는 누런 이빨 몇 개가 섞여 있었다.피를 보자 성원효는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아무리 생각해도 하현이라는 개자식이 이렇게까지 날뛸 줄은 몰랐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며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한 채 입만 벌린 채 하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누구도 눈앞에서 벌어진 장면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까보다 더 처참한 몰골로 만들어 버리다니!용호태도 지금 현장에 있는데!그 외에도 이렇게 많은 고수들이 있는 가운데서 어떻게 하현이 이렇게 주먹을 날릴 수 있는가?하현은 자신이 죽어도 아무 상관없다는 것인가?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뜻인가?하현의 주먹에 가장 놀란 건 용호태였다.그는 눈앞에 벌어진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그의 상식으로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사람이라면 그리고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일단은 굴복할 줄 알아야 마땅하기 때문이다.어쨌든 그는 용문 집법당의 부당주였고 용문 내부에서는 당주를 제외하고 그를 능가하는 사람은 없었다.게다가 실력도 누구 못지않게 강하다.그의 존재 자체가 바로 최강 고수의 정수였다.하현 같은 외지인을 밟아 죽이는 것은 개미 한 마리 밟아 죽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일이었다.그런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근본도 모르는 외지인이 감히 그의 존재를 무시하고 그의 체면을 살려주기는커녕 눈앞에서 성원효의 뺨을 갈겨버리다니?!이건 비단 성원효의 뺨을 날린 것이 아니
성원효가 뭐라고 하건 말건 용호태는 그에게 시선도 돌리지 않고 하현을 쳐다보며 말했다.“이 자식이!”“어디서 이 영패를 손에 넣었어?”“어떻게 이게 당신 손에 있냐고?”하현은 당당하게 말했다.“그게 왜 내 손에 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도대체 이게 왜 당신 손에 있냐고?”용호태는 절대 그럴 리 없을 한 가지 가능성을 희미하게 떠올렸다.“똑바로 말하지 않으면 목숨 부지하기 힘들 거야!”“항성과 도성에 있을 때 누가 소란을 피우길래 손 좀 봐 줬지.”“그가 나한테 이걸 주더군.”하현은 별일 아니라는 듯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뭐라더라? 이걸 가지고 있으면 용문 집법당을 통솔할 수 있다고 하던데 그게 사실인지 난 잘 모르겠어.”용호태의 안색이 갑자기 검게 변했다.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항성과 도성, 용문 집법당의 영패, 그리고 이 젊은 녀석...점점이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갑자기 뚜렷한 선을 이으며 머릿속에 딱 박혔다.바로 눈앞의 젊은이가 용문 집법당의 새로운 당주인 것이다!용천오가 이미 사람을 보내 이놈을 죽이라고 지시하지 않았던가?그런데 이놈은 왜 아직도 이렇게 팔팔하게 날뛰며 자신의 앞에 멀쩡히 서 있는가?순간 용호태는 머릿속이 복잡해서 무슨 표정을 어찌해야 할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부당주, 한 가지만 물어보자구.”하현은 앞으로 걸어와 손을 뻗어 용호태의 얼굴을 툭툭 건드렸다.“이 영패가 용문 집법당을 통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거 맞지?”용호태는 얼굴이 흙빛이 될 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그는 이 영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굴뚝같았다.일단 인정을 한다면 그것은 용호태가 패배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진정한 당주가 돌아왔는데 부당주인 그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성원효는 말하자면 반쪽짜리 용문 제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