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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왜요?”

하태윤이 고개를 돌렸다.

“조심... 해요.”

“걱정마요. 나 하태윤이에요.”

말을 마친 하태윤이 늘 그렇 듯 환하게 웃어보였다.

“선글라스는 대신 보관해 주세요. 다시 돌아오면 받으러 갈게요. 푹 쉬고 있어요.”

“네.”

이 말을 마지막으로 하태윤은 모텔을 나섰다.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바람은 점차 잦아들었으나 이미 불어난 물은 거침없이 흐르며 마을의 이곳저곳을 파괴하고 있었다.

빗방울로 얼룩진 창문을 통해 밖을 내려다보니 빗물은 어느새 건물 1층 높이를 훌쩍 넘은 상태였다.

‘하태윤 씨, 괜찮아야 할 텐데...’

극도의 피곤함 때문인지 조연아의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져만 갔다.

...

또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역시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저기! 저기 좀 봐요. 아이가, 아이가 물에 떠내려가고 있어요.”

“어머! 어떡해...”

“난 수영도 할 줄 모르는데...”

사람들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7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거센 물살을 따라 어디론가 떠내려가고 있었다.

‘저러다간 죽을지도 몰라...’

멀쩡한 생명이 눈앞에서 사그라드는 걸 지켜볼 수만 없었던 조연아가 벌떡 일어섰다.

“저기요, 어디 가시는 겁니까?”

밖으로 나가는 그녀를 향해 직원이 물었다.

“아이 구하러요.”

그녀의 목소리에 다른 사람들 역시 하나둘씩 용기를 내기 시작했다.

“나도 가야겠어요. 아이가 죽는 걸 지켜볼 순 없잖아요.”

“저도 갈래요.”

“다들 같이 가죠. 최선을 다해 보는 거예요.”

그렇게 6층에 모였던 투숙객에 직원들까지 조연아의 뒤를 따랐다.

여전히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움직이던 조연아는 일단 팔에 두른 붕대부터 풀었다.

3층 창가로 다가가 보니 아이는 난간 하나를 잡고 겨우 버티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미 바람에 볼품없어진 난간은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시간이 없어...’

조연아가 깨진 창문을 뛰어내렸다.

나름 수영에는 자신이 있는 그녀였지만 다친 팔과 다리로 거센 물살을 헤치는 건 생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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