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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아까까지만 해도 그 말은 귓등으로 흘렸는데 이제는 믿을 수 있었다. 정말로 돈을 쓰지 않아도 이 땅이 진루안의 것이 된다고?

"세 번째는 교외에 있는 부지입니다. 저희가 중요하게 밀고 있는 교외 주택 부지이지요. 앞으로 분명 노른자 땅이 될 겁니다. 시작가는 100억 원입니다!" 재무 대신은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몹시 온화한 웃음을 지었다. 마지막 땅까지 소개한 그는 사회자에게 눈짓했다.

사회자는 손을 들어 올리며 시작을 선포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방금 전의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특히 진루안의 760억은 그들의 혼을 빼놓았다.

순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재무 대신은 조금 난감해졌다. 설마 이 땅을 이렇게 날려버려야 하는 걸까? 이것은 그들 정사당의 여러 고위 관료들이 생각해 낸 것이라, 이대로 무산되면 체면이 깎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120억 원!"

드디어 경악하고 있던 한준서가 정신을 차렸다. 그는 절대로 진루안과 서경아가 그 땅을 가져가 서씨 가문 어르신을 안장하게 둘 수가 없었다.

그는 서경아가 자신의 앞에 무릎 꿇고 빌게 하고 싶었고, 진루안은 죽여버리고 싶었다!

서경아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 지금은 누가 됐든 간에 할아버지를 위한 묘지의 낙찰을 방해하는 사람은 다 적이었다.

그때 그녀는 업무 중에만 나오는 기세를 펼치며 패를 들었다. "200억 원!"

이 땅을 그녀는 반드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한준서는 입꼬리를 올려 비웃으며 다시 한번 값을 불렀다. "240억 원!"

"260억 원!" 서경아도 지지 않고 계속해서 값을 불렀다.

"300억 원!" 한준서는 느긋하게 계속해서 값을 불렀다. 그의 목적은 그저 서경아가 이 땅을 가지지 못하게 하는 데에 있었다.

어찌 됐든 이 땅으로 그는 일부러 서경아를 곤경에 처하게 만들 심산이었다.

"당신…" 역시나 서경아는 분노를 드러내며 한준서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이건 공개경쟁이었고 돈이 없으면 값을 부르지 않으면 그만이었다.

이번 경매에서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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