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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3화 백항남의 수상쩍은 죽음

왕조희는 동혁이 한 말의 의미를 분명히 알았다.

‘이 선생은 내가 어떻게 되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고 하는 거야.’

‘내가 한 짓이 천리에 어긋난 것이지만 나도 시켜서 어쩔 수 없었는데.’

‘그렇다고 이 선생의 신분을 생각하면 거절할 수 도 없고 어쩌지?’

왕조희는 동혁의 제안을 거절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현소야, 가자.”

동혁은 더 이상 왕조희라는 징그러운 여인을 보고 싶지 않아 고개 한번 돌리지 않고 그대로 엠퍼러 홀을 떠났다.

장현소도 떠나면서 경멸스럽게 왕조희를 보았다.

방금까지 들은 말들은 그녀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왕조희에 대한 상상을 모두 무너뜨렸다.

‘왕조희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는 그저 그런 속물이었어.’

‘거기에 자신의 성공을 위해 천인공노할 일까지 저지르다니.’

다이너스티호텔을 나온 후 동혁은 선우설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선우 사장, 백효성에게 항남의 진짜 사인을 조사하라고 해. 아무리 봐도 내가 보기에 항남은 투신해서 죽은 것이 아닌 거 같아.”

공식 발표에 따르면 백항남의 사인은 교통사고와 사업 실패의 이중 충격으로 감정의 어려움을 겪고 투신해 숨진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믿고, 백항남이 겁쟁이라고 비웃었다.

하지만 동혁은 처음부터 그 일에 뭔가 수상한 것이 있다고 느꼈다.

‘항남은 고등학교 3학년 때 하지혜에 의해 누명을 쓰고 부정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어.’

‘당시 아직 소년이었던 항남은 희망이 모두 사라졌다는 느낌에 가장 절망적이었을 거야.’

‘하지만 그렇게 큰 타격을 받고도 항남은 잘 버텼어.’

‘이후 단신으로 남쪽으로 떠나 온갖 고생과 좌절을 겪으며 항난그룹까지 만들었어.’

‘이런 시련을 겪고 이겨낸 백항남이라면 그 마음은 얼마나 단단하고 강하겠어?’

‘고작 교통사고와 항난그룹이 받는 압박 때문에 의기소침해져서 투신까지 했다는 것은 말이 안 돼.’

동혁은 항남의 죽음과 관련된 소문을 믿지 않았다.

그 자신도 수많은 시련을 겪었기 때문에 항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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