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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박민정은 그를 상대하기 싫어 이불을 끌어당겨 자신을 감싼 채 유남준이 옆에 눕도록 내버려두었다.

“여기서 잘 거면 이렇게 자요.”

불을 끄고 박민정이 잠드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유남준은 그녀의 고른 숨소리를 들으며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다음 날, 박민정은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남자의 단단한 가슴에 부딪혔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뜨고 고개를 뒤로 젖혀 유남준의 잘생긴 얼굴과 마주했다.

박민정은 그가 깨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허겁지겁 그의 품에서 몸을 일으켰고, 곧바로 재킷을 입고 일어났다.

막 침실 문을 열고 나오니 은정숙도 이미 깨어있었다.

어르신은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민정아, 이리 와. 얘기 좀 하자.”

박민정은 은정숙이 분명 오해한 것 같아 민망했다.

은정숙을 따라 방으로 돌아온 박민정은 이렇게 설명했다.

“어젯밤에 그 사람이 안 가겠다고 고집부린 거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민정아, 늙은이인 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네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난 널 응원할 거야.”

박민정이 고개를 끄덕이자 은정숙이 덧붙였다.

은정숙은 어쩔 수 없이 말을 잇지 못했다.

“유남준이 정말 변한 것 같으니까 이제 잘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우리 같은 기성세대들은 그래도 부부는 원래 상대가 좋다고 생각해. 게다가 너희는 자식도 있잖아.”

박민정은 은정숙의 말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묵묵히 듣고 있다가 말했다.

“생각해 볼게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이따 의사 선생님이 오실 테니 좀 쉬고 계세요.”

“그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박민정은 의사에게 연락하러 나갔다.

그녀가 연락을 마쳤을 때쯤 유남준도 일어나서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민정아.”

박민정은 대꾸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소리도 내지 않고 무시했다.

유남준의 잘생긴 얼굴이 차가워진 채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박민정이 외출한 줄 알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박민정은 자리에서 일어나 씻으러 갔고 초인종이 울리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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