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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유명진은 박민정처럼 참한 여자가 자기 집안으로 시집온 게 안타까웠다.

하지만 집안일에 끼어들기 싫어하는 그였기에 유남준과 고영란은 집안의 모든 일을 책임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남준이랑 둘이 잘 지내.”

말재주가 없었던 유명진은 진심을 담아 말했고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명진이 간 뒤 박민정의 친엄마 한수민과 남동생 박민호가 미리 도착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두 번째 남편 윤석후의 팔짱을 낀 한수민은 얼굴 가득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아는 사람을 만날 때마다 오늘 딸이 약혼한다는 말을 전했다.

박민정은 유남준과 약혼했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 한수민은 다른 사람들의 축하 속에도 이렇게 조롱했다.

“유씨 가문과 결혼하는 건 우리에겐 높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데 민정이가 감당할지 모르겠네요. 감당하지 못하면 이혼하겠죠?”

그런데 그 말이 예언이 되어 그들이 정말 이혼까지 오게 될 줄은 몰랐다.

유남준은 어디로 갔는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박민정은 조하랑과 박예찬이 오기를 기다렸다.

조하랑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했는데, 이상하게도 예찬이는 오지 않았다.

“하랑아, 예찬이는 어디 있어?”

박민정은 조금 걱정이 되었고 조하랑은 등 뒤를 가리키며 말했다.

“아빠가 자랑하려고 데려갔으니까 잠깐은 못 올 것 같아.”

남들에게 예찬이를 자랑할 때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아버지를 너무 잘 아는 조하랑이었다.

“참, 너희 집 그분은?”

조하랑이 주위를 둘러봤지만 유남준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오늘 이 자리에 그녀는 초대장을 받지 못했다.

유씨 가문 같은 막강한 재벌가 앞에서 조씨 가문은 고래 앞의 새우였다.

하지만 이제 곧 김인우와 약혼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 덕을 보게 된 것이다.

“조하랑 씨 맞죠? 우리 얘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아니나 다를까, 얼마 지나지 않아 조하랑과 인맥을 쌓으려는 사람들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조하랑은 그들을 상대하면서 다소 미안한 듯 박민정을 돌아보았다.

박민정이 괜찮다며 가라고 해서야 조하랑은 그 귀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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