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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화

박민정은 얼떨떨해졌다.

“무슨 말이에요, 그게?”

“시치미 떼지 마. 남우 씨가 사석에서 왜 너를 민정이라고 불러?”

윤소현의 눈에는 분노의 불길이 이글거렸다.

박민정은 유남우와 아주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소현은 그렇게 단순한 사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너 솔직히 말해. 나한테서 남우 씨 뺏으려는 거 아니야? 유남준이 이젠 별 볼 일 없으니까 타깃을 유남우로 바꾸려는 거 아니냐고?!”

다짜고짜 무슨 생트집인 건지, 박민정은 그녀를 상대하기도 귀찮았다.

“전 이미 남준 씨랑 결혼 했는데, 유남우 씨를 왜 뺏어요?”

“내가 모를 줄 알아? 너 유남준이랑 계속 이혼하겠다고 난리잖아!”

유남우가 침대에서 그녀와 뜨거운 스킨십을 나누며 박민정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만 생각하면 윤소현은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누구도 감히 내 남자를 못 뺏어가. 네가 한수민 딸이라고 해도 말이야! 너 딱 기다려.”

그녀는 으름장을 놓고 올 때와 마찬가지로 화가 잔뜩 난 채 떠나버렸다.

박민정은 그녀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과거에 있은 일은 진작에 내려놓았고, 유남우와 함께 있을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다시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박민정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은정숙과 윤우만 신림현에 남겨 두고 와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러자 유남준도 짐 정리를 도와주었다.

“동생이 갓 약혼했는데, 남준 씨는 여기 좀 더 있을래요?”

“아니야, 너랑 같이 돌아갈 거야.”

“그래요, 그럼.”

박민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짐을 꾸리고 그다음 날 아침에 바로 고영란과 작별하고 떠날 준비를 하였다.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가자 한창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호텔 대문을 나가는데 기사가 갑자기 차를 멈춰 세웠다. 차창을 내리고 밖을 내다보니 유남우가 눈보라 속에 외로이 서 있었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두 사람에게 다가와 자루 하나를 내밀었다.

“뭐예요, 이건?”

박민정이 궁금하여 묻자 유남우가 온화한 말투로 대답했다.

“약혼식 답례품이야.”

박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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